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8일(현지시간)부터 이틀 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개최합니다. 29일에는 회의 결과가 나오는데요.
현재로서는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분석입니다. 지금까지의 수준에서 포워드 가이던스(Forward Guidance·정책방향 선제 안내) 조정이나 연준의 정책지원 의지를 좀 더 강하게 표현하는 수준이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이를 두고 마켓워치는 “연준은 경제상황이 달갑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공격적인 행동을 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수익률 곡선관리 가을에나 가능"
블랙록의 제프리 로젠버그 시니어 포트폴리오 매니저의 생각도 비슷합니다. 그 역시 이번 FOMC에서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보는데요. 인플레이션 타깃팅에 관한 힌트나 포워드 가이던스 업데이트 정도가 될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그는 “현재 시장의 관심은 연준을 지나쳐 재정정책에 가 있다”고 분석했는데요. 29일 연준 발표에 별다른 내용이 없을 것이라는 점을 재확인하면서 당분간 증시가 공화당과 민주당의 협상 과정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한 셈입니다.
실제 연준은 이날 기업과 정부, 개인에 대한 기존 대출 프로그램을 올해 연말까지 3개월 연장한다고 밝혔는데요. 프라이머리 딜러 신용기구와 머니마켓 뮤추얼펀드 유동성 기구, 회사채 매입기구, 메인스트리트 대출 프로그램 등이 모두 포함됩니다. 이 역시 연준이 당분간은 현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는 신호입니다.
시장의 관심인 수익률 곡선관리는 가을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데요. 경기회복이 지금처럼 계속 더디고 추가적인 지원책이 필요할 경우 연준이 가을께 10년 만기 미 국채의 금리를 고정하는 일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날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다시 하락해 오후5시 현재 연 0.582%로 다시 0.6% 밑으로 내려왔습니다. 전날 0.63%대까지 올랐던 수익률이 FOMC 발표 하루를 앞두고 떨어진 것인데요.
해리스 BofA 연구실장은 “가을에 경제가 회복되지 않거나 더 내려가면 수익률 곡선관리를 할 수 있다”며 “이는 QE를 만지작거리는 것보다 더 쉽다. 중요한 거시경제 도구”라고 했습니다. 경제가 계속 나락으로 빠져든다는 것을 전제로 수익률 관리가 도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건데요. 이 경우 시장 금리를 낮게 유지하려는 연준의 의지를 강하게 드러낼 수 있겠죠. 보스탄치치 옥스포드 이코노믹스 헤드도 연준이 가을 전까지는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봤는데요. 거꾸로 가을에는 연준이 의미 있는 정책 변화를 줄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그럼 수익률 곡선관리가 끝인 걸까요? 월가에서는 연준에 추가 카드가 있다고 봅니다. 지금까지 계속 거론돼 왔던 주식 직접 매입인데요. 이 경우 연준이 기업 주식을 직접 사들이는 게 맞느냐 아니냐를 두고 논란이 거세질 수밖에 없는데요. 어쨌든 연준이 할 수 있는 일이 더 남아있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물론 주식매입은 시행하기 쉽지 않은 영역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