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집단 확진된 부산항 러시아 선박에서 12명이 추가 감염됐다. 이들을 포함하면 부산항에서 확진된 러시아 선원은 모두 90명으로 집계됐다. 해당 선박 수리에 참여한 업체 직원 1명도 확진됐다.
부산시 보건당국은 29일 코로나19 대응 온라인 기자브리핑을 통해 “러시아 선박인 페트르1(7,733t)호에서 격리 중이던 선원 62명을 대상으로 28일 재검사를 한 결과 12명이 추가 확진됐다”며 “선박 수리 근로자 1명도 같은 날 추가 확진돼 경남으로 이관됐다”고 밝혔다. 러시아 선원 확진자들은 부산의료원으로 옮겨져 입원 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이번 검사는 능동감시 중이던 선원 2명이 오한 등의 증상을 국립부산검역소 측에 알리면서 시행됐다.
시 보건당국은 페트르1호에 격리된 나머지 선원들에 대한 추가 감염 차단 방법도 고심하고 있다. 선박 내 격리 공간이 부족하고 추가 감염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시 관계자는 “해당 선박 선원들에 대한 시설 격리와 관련된 내용을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라며 “비용이나 시설 부분에 대해서는 선사 측과 협의 중”이라 말했다.
앞서 이 선박에서는 지난 24일 선원 94명 중 32명이 집단 확진된 바 있어 한 선박에서만 44명이 양성 판정을 받은 상태다. 이번 확진자들까지 포함하면 지금까지 부산항에 입항한 러시아와 투발루 선박에서 코로나19에 확진된 러시아 선원은 모두 90명에 달한다.
해당 선박 수리에 참여한 업체 직원 1명도 전날 오후 11시께 추가 확진되면서 지금까지 이 선박 연관 근로자 확진 사례는 모두 11명으로 늘었다. 이 중 9명은 수리업체 직원이며 나머지 2명은 직원 가족이다. 이 확진자는 무증상으로 검사를 받지 않았다가 28일 시행한 진단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고 마산의료원으로 이송됐다. 시 관계자는 “이 확진자는 경남 김해시 거주자로 부산시 관리 명부에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작업을 위해 이 선박에 올랐던 선박수리업체 직원과 직장 동료, 자녀 등에 대한 감염까지 퍼지는 상황이어서 시 보건당국과 검역소 측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시 보건당국은 부산항 입항 러시아 선박 관련 수리에 참여한 근로자 1,604명을 검사한 결과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다고도 밝혔다. 시 관계자는 “아직 검사를 받지 못했거나 보건당국에서 미처 파악하지 못한 대상자도 있을 것으로 생각됨에 따라 31일까지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검사 시행하니 검사받아 달라”고 당부했다.
현재 부산에는 검역소에서 의뢰된 49명을 포함한 확진자 63명이 부산의료원과 부산대병원에서 분산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러시아 선원은 부산의료원에 45명이, 부산대병원에 4명이 입원한 상태다. 특히 부산의료원의 경우 러시아 선원들의 압도적으로 많다 보니 언어와 문화 등으로 인해 의료진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 관계자는 “특히 간호를 담당하는 간호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현재는 선사에서 제공한 통역 인력이 상주하면서 확진자와 의료진 간 통역을 맡고 있지만 통역 인력이 많지 않아 아직도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