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에서는 사물 인식 센서인 ‘라이다(LiDAR·Light Detection And Ranging)’가 눈이다. 주행 경로뿐 아니라 전방의 차량이나 사물과의 거리 등을 인식하고 주행 속도와 방향을 판단한다. 하지만 사물 인식 센서가 오염되거나 김 서림이 발생하면 무용지물이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을 포스텍(포항공대·총장 김무환) 연구팀이 개발했다. 포스텍 화학공학과의 이효민 교수, 김동표 교수, 윤종선 통합과정생 연구팀은 나노 구조체 위에 마이크로 구조체를 구현해 김 서림과 반사 방지, 자가 세정이 동시에 가능한 새로운 표면을 선보였다.
그동안에는 이 같은 기능이 상반된 측면이 있어 하나의 표면에 동시에 구현하는 데 걸림돌이 있었다. 연구팀은 물을 좋아하는 고분자-실리카 나노 복합체에 주목했다. 나노 복합체는 공기 중의 물 분자들이 모세관 응축 현상에 의해 모여들어 김 서림 환경에서도 투명하게 남아 있다. 반면 낮은 표면 에너지의 마이크로 구조체는 표면에 흡착되는 여러 오염 물질들을 외부 물방울에 의해 손쉽게 제거할 수 있도록 한다.
이효민 포스텍 교수(교신저자)
윤종선 포스텍 통합과정 연구원(제1저자)연구팀은 이러한 나노 구조체 위에 마이크로 구조체를 전사한 새로운 구조의 습식기반 초소수성(물에 젖지 않는 성질) 김 서림 방지 코팅을 고안했다. 그 결과 기저 나노 복합체를 통해 물 분자를 흡수하고 불소계 고분자 패터닝(기판에 원하는 모양의 구조를 형성하는 행위)을 통해 물방울을 반발시켰다.
이 교수는 “광학용 투명 기판이 김 서림이나 잦은 접촉으로 표면이 쉽게 오염될 수 있다”며 “김 서림 방지 코팅 기술은 자율주행차나 로봇 등의 고부가가치 센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 성과는 정상급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머티리얼스’의 내부 표지로 선정됐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