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코로나 이후 대비하는 동남권]한국선급, 디지털선급으로 새로운 역사 쓴다

미래 발전 핵심 '디지털' 기술 개발 나서

CBM, 스마트 검사 기술 등 개발 박차

디지털선급 변모하면 해사산업 원동력 될듯

한국선급 검사원이 조선소에서 수리한 선체 외판을 검사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선급한국선급 검사원이 조선소에서 수리한 선체 외판을 검사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선급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비대면과 비접촉이 대세가 된 가운데 국내 유일의 국적 선급인 한국선급이 ‘디지털 선급’을 화두로 던졌다. 올해로 창립 60주년을 맞은 한국선급은 미래 발전을 이끌어갈 핵심으로 디지털에 방점을 찍고 다양한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한국선급이 추진하는 디지털 선급에 대한 의지는 최근 열린 60주년 기념식에서 이형철 회장이 언급한 발언에서도 고스란히 읽힌다. 이 회장은 “선급 간 무한경쟁의 시대로 돌입한 지 오래된데다가 국제 해사업계의 선급에 대한 요구사항이 다양해졌고 선급 업무에도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가상현실 등을 융합해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능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디지털을 강조했다.

앞서 한국선급은 새로운 제품이나 기술을 빠르게 쫓아가는 패스트 팔로어 전략을 추구하면서 200년 이상 앞선 역사를 지닌 선진 선급과의 차이를 단기간에 좁혀 세계 7위 국제선급사로 올라섰다. 이 같은 저력을 바탕으로 지난 2018년부터 추진해온 디지털 기술 개발을 본격화하고 적용해 선진 선급을 뛰어넘겠다는 복안이다. 디지털 선급은 선급 업무 전반을 디지털 환경으로 바꿔 생산성을 높이고 새로운 형태의 선급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한국선급은 오는 2025년까지 고장진단 및 예측 기술(CBM), 스마트 검사 기술, 3차원(3D) 모델기반 설계승인, 정보기술(IT) 서비스 기술 모바일 확대, 선사와 선급 간 플랫폼 시스템, 항만정보 제공 지원 기술, 선대 자산관리 기술, 선원 안전관리 시스템 등 실용적 디지털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해사업계와 함께 자율운항선박 시대에 대비한 AI 기술 적용에 관한 연구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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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주요기기에 관한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예측하는 CBM 기술을 적용하면 앞으로 선박검사에 있어 사후보전에서 예방보전으로 선박검사 패러다임의 획기적인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통적으로 검사일이 도래하거나 선박 기관 등이 고장이 나면 필요한 선박 검사나 정비를 해왔지만 가까운 미래에는 빅데이터로 수집한 정보들을 분석하는 기술을 활용해 선박 고장을 미리 예측하고 사전 정비 작업을 수행하는 길이 열리게 되는 셈이다. 이 회장은 “이 같은 기술을 확보하려고 선박 데이터를 확보해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신뢰성을 향상하기 위해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며 “현재는 운항 정인 1만3,000TEU(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 선박을 대상으로 선체 및 기관의 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을 탑재해 지속적으로 운항 데이터를 수집하는 환경을 구축한 상태”라고 말했다.

디지털선급으로 변신을 시도 중인 한국선급 본사 전경./사진제공=한국선급디지털선급으로 변신을 시도 중인 한국선급 본사 전경./사진제공=한국선급


또 기존에 구축한 IT 서비스 기술을 모바일화하고 설계 검증과 계산·승인 등이 가능한 3D 모델기반 설계 승인 기술을 개발하는 한편 전통적으로 검사원의 육안으로 검사하는 방식에 스마트 장비를 도입해 인식하고 판단하는 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낸다. 이와 함께 선박을 운항하는데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안전운항을 위한 항만 정보 제공, 선대 자산관리 기술 개발, 선원 안전 관리 시스템 개발 등의 사업은 선급과 선사 간 데이터교환을 기반으로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이 회장은 “선박의 검사 신청에서부터 증서 발급까지 최적화된 디지털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궁극적으로는 이러한 과정에서 획득하는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선급검사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선급이 디지털 선급으로 변모해 시장점유율을 높이면 해사정책은 물론 조선·해운 등 해사산업 발전에 큰 동력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선박 안전은 물론 친환경·사이버보안 기술 지원, 해양구조물과 기자재 수출·선박 탑재 인증, 조선·기자재·해양구조물 기술 규칙 주도 등을 통해 국산 기자재의 수출을 지원하고 외국선급에 수수료 지불로 인한 국부유출을 막는 등 해사산업 보호를 위한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한국선급은 지난 1960년 해운과 조선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척박한 환경 속에서 고(故) 허동식 박사와 2명의 선박검사원으로 설립된 이후 임직원 900여명, 연 수입 1,300억원, 등록톤수 7,000여만톤을 넘는 세계 7위의 국제선급으로 성장했다. 전 세계 12개 선급만이 가입된 국제선급연합회(IACS)에 1988년에 가입했고 현재는 66곳의 글로벌 검사 네트워크를 보유했다. 특히 80개 국가로부터 정부대행검사권을 수임받아 검사와 인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

조원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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