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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초점]'그놈이 그놈이다' 지상파 유일 월화드라마도 힘을 못 쓰네

/ 사진제공=아이윌미디어/ 사진제공=아이윌미디어



로코의 여왕 황정음도 KBS 드라마의 흑역사를 종식시키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020년 KBS 드라마의 부진은 현재진행형이다. 어느덧 한 해의 중반을 넘긴 시점에서도 KBS 드라마는 이렇다 할 터닝 포인트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 종영한 ‘동백꽃 필 무렵’ 이후 주말극 ‘한 번 다녀왔습니다’를 제외하곤 KBS드라마의 흥행 행보가 끊어진 상태다.


KBS는 지난 4월 ‘계약우정’과 ‘본 어게인’을 시작으로 5개월 만에 월화극을 부활시켰다. 그러나 ‘계약우정’은 최고 시청률 2.7%, 최저 시청률 1.4%를 기록했고, 본 어게인 역시 첫 방송 시청률 3.7%, 4.1% (닐슨코리아)가 자체 최고 시청률이 될 만큼 반전을 일으키진 못했다.

수목극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조여정·김강우 주연의 ‘99억의 여자’는 최고 시청률 11.6%(닐슨코리아), 평소엔 8~9%대 시청률을 유지하며 선전했으나 ‘힐링’을 콘셉트로 내건 후속작들이 이를 이어가지 못하고, 잇달아 내리막을 걷기 시작했다. ‘포레스트’와 ‘어서와’, 하균신(神)의 의학드라마 복귀작 ‘영혼수선공’까지 씁쓸한 성적으로 퇴장했다.


KBS는 연이은 시청률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고자 드라마 편성 시간까지 변경했다. 지난 1일부터 KBS의 주중 미니시리즈는 기존 오후 10시에서 30분 앞당긴 오후 9시 30분부터 방영되고 있다. KBS에 따르면, 시청자들의 달라진 일상생활을 반영한 탓이라지만 타 방송사들이 앞선 시간대에 시청자들을 미리 선점한 것에 대응한 면이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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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KBS2 ‘그놈이 그놈이다’/ 사진=KBS2 ‘그놈이 그놈이다’


편성 기세를 몰아 월화극 ‘그놈이 그놈이다’가 등판했다. ‘그놈이 그놈이다’는 로코 장인 황정음을 내세워 ‘비혼’이란 트렌디한 소재를 전생과 현생으로 풀어낸 로맨틱코미디물이다. 극 중 30대 여성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한 공감가는 대사와 부당한 상사를 상대로 한 황정음의 화끈한 복수, 속 시원한 사이다 전개는 곧 시청률로 이어지는 듯 했다.

2회 만에 시청률 4.4%(닐슨코리아, 전국)를 기록하며 전작들보다는 나은 상황처럼 보였으나 그 이후로는 평균 시청률이 3%대에 머물며 좀처럼 앞서 나가지 못하고 있다. 현재 유일한 지상파 월화극임에도 활개를 치지 못해 홀로 고군분투 중이다.

반면 같은 날 첫 방송을 시작한 경쟁작 JTBC ‘모범형사’는 지난 28일 시청률이 전국 5.1%, 수도권 6.3%(닐슨코리아/유료가구)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고, 분당 최고 시청률은 7.5%까지 올랐다. 드라마 대신 예능 프로그램을 확대 편성한 SBS는 드라마보다 더 높은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KBS는 시청률 편성 변경에 나섰지만 결국 답보상태인 셈이다.

지난 6일 첫 방송된 ‘그놈이 그놈이다’는 이제 반을 넘어섰다. ‘끝날 때 까지 끝난 게 아니다’란 말처럼 ‘그놈이 그놈이다’가 올 하반기 KBS 드라마의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갈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결국 그 드라마가 그 드라마로 흑역사에 추가되지 않길 기대해본다.

안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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