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학습지 시장의 강자인 교원이 학습교재 등을 판매하는 에듀(교육) 사업을 분리해 내달 1일 별도 법인을 신설한다. 앞서 교원그룹은 지난 6월 방문학습지 사업을 교원구몬으로 분리했다. 일부에서는 승계작업을 위한 사전포석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교원그룹은 30일 주주총회를 열고 그룹 핵심인 에듀사업을 분할해 교육사업만 영위하는 신설 법인인 교원에듀 설립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교원그룹 관계자는 “교육사업을 분리해 별도 법인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9월 1일자로 핵심사업인 에듀교육 사업을 분할해 신설법인인 교원에듀를 설립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에듀사업은 교원그룹내 매출 비중이 절반을 차지한다. 지난해 교원그룹의 매출액은 4,493억 원으로 이 중 에듀부분이 50%를 차지했고, 렌탈(웰스)이 47%, 호텔·연수사업 등이 3%다. 교원이 그룹의 모태이면서 핵심사업인 에듀사업을 분리하는 것은 후계 구도를 위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교원의 최대 주주는 장평순 회장이고 장녀 선하씨는 교원그룹 투자사업부문장을 맡고 있고, 동하씨는 교원라이프와 화장품 업체인 교원더오름의 최대주주로 사실상 경영을 맡고 있다. 교원 측은 “이번 분할을 통해 개별 사업의 경쟁력 강화 및 사업 고도화, 경영효율성 제고함으로써 지속성장이 가능한 토대를 마련해 각 회사의 기업 가치를 증대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대면 교육사업이 타격을 받고 있는 데다 저출산 영향으로 학령 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에듀산업의 성장성이 낮다고 판단해 장기적으로 매각 등을 포함해 구조조정에 나서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그룹의 핵심인 교육사업을 떼어내는 대신 투자부문이나 화장품, 렌탈사업 등을 강화해 장 회장 자녀에 나눠서 맡기려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에듀 사업 부문에 종사하고 있는 6,000여 명의 에듀 플래너들의 고용 불안감도 커질 전망이다. 특히 코로나19로 학습지 교사들의 방문지도가 어려워지자 에듀사업 부문은 일찌감치 인공지능(AI)를 적용한 교육 서비스를 내놓으며 비대면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에듀 플래너의 역할이 축소될 가능성이 큰 것이다. 교육사업을 교원에듀로 분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에듀 플래너들의 동요도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교원측은 에듀플래너에게 공문을 보내 “기존 계약관계 일체는 교원에듀가 포괄 승계하게 된다”며 “사업환경이나 사업방식, 에듀플래너의 업무방식이나 조건, 복지제도 등은 현재와 동일하게 유지될 것”이라며 설득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