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타주의자는 못 되더라도 더 나은 사람은 되고 싶다.”
의무론을 주장하는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의 ‘정언명령’은 구구절절 옳은 말이지만 현실적으로 버겁고, 차라리 홍상수 감독의 영화 ‘생활의 발견’ 속 대사인 “우리, 사람은 되기 힘들어도 괴물은 되지 맙시다”가 피부에 와 닿는다. 그럼에도 좋은 사람이고 싶은 보통의 사람들을 위해 미국의 철학자 토드 메이가 이 책 ‘품위 있는 삶을 위한 철학’을 썼다.
“당신은 좋은 사람이다”로 서문을 시작하는 책은 “당신이 이 책을 집어 들었다는 사실 자체가 그것을 증명한다”며 착하고 품위있게 살고자 하는 우리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설파한다. “우리는 우리의 옳음을 스스로에게 반사하는 메아리 방에서 살아가려 한다. 우리는 정직성을 우리들 사이에서만 발휘하는 공동체에 살고 있다” 라고 말하는 그는 모두가 공감한다지만 정작 타인에 대한 감수성이 떨어지는 시대상을 지적한다.
타인에 대한 감수성에 기반한 배려는 나를 희생하지 않고도 더 나은 삶을 열어 준다. 뒷사람을 위해 문을 잡아주고, 주차장 빈 자리를 찾아 헤매는 사람에게 “이제 나갑니다” 라고 한 마디 해주는 일, 노인을 도와 함께 횡단보도를 건너는 일은 이타주의는 아니나 충분히 품격 있는 배려다. 1만5,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