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신문은 국가와 국민의 이익을 위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매년 신년기획과 8월 창간기획을 통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시리즈를 게재했다. 역사는 반복되는 만큼, 수년 전 다뤘던 ‘어젠다’일지라도 2020년 한국경제에 그대로 새겨도 될 정도의 깊이가 담겨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2007년 가을부터 2008년 초까지 석 달 가까이 나간 기후변화 시리즈는 관료와 전문가들 사이에서 정책의 교과서로 꼽힌다. 기후변화협약의 현황과 미래전망은 물론 신기술 동향과 세계 각국의 입장을 현지취재로 심층 분석했다. 최근 정부가 친환경저탄소 전환을 가속화하겠다는 로드맵을 포함한 ‘그린뉴딜’을 발표하면서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2011년에는 신년기획 ‘과학입국’ 다시 불 지피자 시리즈를 통해 기초과학의 중요성을 알렸다. 일본과 중국은 연구개발(R&D)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는 데 반해 우리는 생존에 급급해 안일한 대응에 머물고 있는 현실에서 서울경제신문이 던진 화두는 ‘과학 기술’이었다. 그해 창간기획은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포퓰리즘’으로 잡았다. 8월1일자 1면 머리기사 ‘포퓰리즘이 국가 흥망 가른다’ 르포를 시작으로 13회 모두 해외취재로 이뤄졌다. 아르헨티나·일본·영국·그리스·브라질 등 과도한 복지와 선심정책으로 국가존립이 위협을 받고 쇠락의 길로 접어든 나라가 대상이었다. 우리 정부는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계기로 전 국민에게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고 재정지출을 제어하지 않으면서 포퓰리즘 논란이 다시 제기됐다.
2013년 서울경제신문은 소프트웨어에 주목해 6개월 가까이 ‘국가시스템 개조’ 시리즈를 게재했다. 국가나 사회 전체를 아우르는 ‘흔들리지 않는 체계’, 바로 시스템이 선진국에 비해 탄탄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치는 물론 법·질서, 경제정책, 기업, 부동산, 증권, 교육, 복지, 문화 등 모든 영역의 문제점과 해법을 찾아봤다. 2017년 창간 57주년 기획으로는 ‘꿈·사랑 대신 일자리·힘들다에 갇힌 청춘’-2017 청년을 말한다를 주제로 정했는데 청년들의 아픔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2009년 창간기획 시리즈 ‘인구 대재앙-Agequake 9.0’은 우리나라에 저출산·고령화 문제가 닥치기에 앞서 선도적으로 인구문제를 공론화시켰다.
2018년 신년기획은 파격적인 편집을 시도했다. 1면을 별도의 기사 없이 서울경제가 제안하는 신년 비전 ‘이제는 미래를 이야기하자’라는 제목과 함께 이를 위해 해결해야 할 한국경제의 당면 과제 및 벤치마킹 국가 등을 핵심 키워드로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