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실거주 한다던 집주인 집 비워놓으면 손배청구는 못해

[임대차법 Q&A]

집주인 자녀·부모 살아도 실거주 간주...갱신거부 가능

세입자 임대만료 6개월~1개월전까지 계약갱신 요구해야

전세→월세 전환도 불가...임차 주택 매도는 제약 없어




‘임대차 3법’ 가운데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 상한제가 31일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바로 시행에 들어갔다. 국토교통부가 내놓은 자료를 보면 세입자(임차인)는 전세계약 만료 6개월 전부터 1개월(12월10일부터는 6개월부터 2개월) 전까지 계약갱신을 요구할 수 있고 증액 임대료는 직전 임대료의 5%를 못 넘긴다. 아울러 기존 임대차 계약이 전세인 경우 세입자가 계약갱신권을 행사하면 월세로 전환할 수 없다. 단 임차인이 수용하면 가능하다. 전세의 월세 전환 통로를 일부 막아놓은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법 시행으로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임대차 시장이 열리게 됐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새롭게 도입되는 제도다 보니 이에 대한 문의가 각종 부동산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쏟아지고 있다. 정부가 내놓은 자료 등을 토대로 주요 사항을 문답 형태로 정리해본다.


-세입자는 언제부터 계약갱신을 요구할 수 있나.

△임대차 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다. 예를 들어 만료일이 11월15일이라면 10월15일까지 가능하다. 다만 법 개정에 따라 12월10일부터는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로 단축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갱신요구권은 몇 회 부여되나.

△1회(2년) 보장된다. 단 묵시적 갱신은 갱신요구권 행사로 보지 않는다. 이에 따라 임차인은 계약 만료 이후에 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법 시행(7월31일) 이후 계약 잔존기간만 있으면 모두 갱신요구를 할 수 있나.

△가능하다. 하지만 계약기간이 1개월 이상 남아야 한다. 12월10일부터는 2개월 이상 남아 있어야 한다.

-집주인이 새 임차인과 계약을 맺었다. 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나.

△불가능하다. 법적 안정성을 위해 제3자와 계약이 먼저 체결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갱신요구권을 부여하지 않는다. 다만 임대인은 법 시행 이전에 제3자와 계약을 체결했다는 사실을 명시적으로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

-합의를 통해 임대료를 5% 이상 올렸다. 조정 가능한가.

△가능하다. 임대료를 5% 미만으로 낮춰 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 만약 8% 올려주기로 했다면 3%를 낮출 수 있다는 의미다. 아울러 임차인은 5% 이상 올린 금액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계약기간 만료 시점에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 즉 5% 미만으로 조정하거나 기존 계약을 유지하면서 나중 만료 시점에 갱신을 행사할 수 있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정세균 국무총리가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갱신청구권 과정에서 집주인이 전세를 월세로 바꿀 수 있나.


△새로운 법에 따르면 임대차는 전 임대차와 동일해야 한다. 즉 전세→월세 전환은 안 된다. 물론 세입자가 수용한다면 가능하다. 이때도 5% 증액 상한은 지켜야 한다. 월세 전환은 법정 전환율을 기준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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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인이 갱신을 거절할 수 있는 사유는.

△다양하다. 우선 직계존비속이 직접 거주하는 경우다. 집주인의 자녀와 부모가 대신 살아도 집주인이 실거주한 것으로 본다는 뜻이다. 아울러 임차인이 고의로 주택 일부 등을 파손했을 경우도 가능하다.

-임대인이 허위로 실거주했다. 어떻게 하면 되나.

△재계약을 거부한 후 제3자를 들이면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다. 손해배상액은 계약 체결 시 임대인과 임차인 간 합의한 금액이 우선이다. 아울러 집주인이 입주하지 않고 집을 비워놓고 있어도 제3자와 계약을 신규로 하지 않는 한 기존 세입자가 집주인을 대상으로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없다.

-집주인이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한 임차인 거주 주택을 매도할 수 있나.

△매도할 수 있다. 임차 중인 주택의 매도는 아무런 영향 없이 가능하다.

-전월세 상한을 정하는 주체는 누구인가.

△특별시와 광역시, 특별자치시·도다. 조례를 통해 시·군·구 등 행정구역별로 정하도록 할 수 있다. 조례에 따라 자치구뿐 아니라 동별로 정할 수도 있다. 정부와 지자체 간 협의를 통해 지자체별 임대료 상한 발표 일정을 논의할 계획이다.

-보증금 관련해 분쟁 조정 신청은 어디로 해야 하나.

△현재는 대한법률구조공단의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면 된다. 정부는 전국 6곳에만 있는 분쟁조정위원회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인구 50만명 이상 도시에는 최소 1곳 이상 설치할 방침이다.

한편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속전속결로 법이 전격 시행됐지만 아직 세부 지침이 명확히 마련된 것은 아니다. 정부의 설명자료 역시 다양한 임대차 사례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아직 뚜렷한 세부 지침은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세입자와 집주인 간 갈등과 혼란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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