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가라앉지 않으면서 해외 대학에서 수업을 듣는 ‘교환학생’을 꿈꾸던 대학생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 1학기 해외로 떠났다가 중도 귀국하거나 2학기로 예정된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취소하는 일이 속출하는 가운데 내후년을 목표로 아예 1년을 휴학하는 경우까지 생겨나고 있다.
31일 대학가에 따르면 고려대·성균관대·서강대 등 서울 주요 대학들이 2021학년도 1학기 교환학생 선발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교환학생을 가기로 했던 학생들 대다수가 코로나19로 계획이 무산되면서 지원 자체를 망설이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실제로 올 1학기 교환학생으로 출국했던 학생 대부분이 중도 귀국한 데 이어 2학기로 예정됐던 학생들도 일정을 연기하거나 아예 포기했다. 한양대는 1학기 교환학생으로 파견 갔던 학생의 75%가 중도 귀국했고 2학기 파견 예정 학생의 93%가 참가를 취소했다. 이에 한양대는 교환학생 참가 취소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년도 1학기 교환학생을 선발하지 않겠다고 공지했다.
교환학생은 많은 학생이 대학에 입학하면 꼭 해보고 싶어 하는 ‘버킷리스트’ 중 하나다. 더욱이 이번 학기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였던 대학 3학년생들은 아쉬움이 배가 되고 있다. 대다수 대학이 4학년 2학기에는 교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없도록 규정한 탓에 현재 3학년생들은 휴학을 하지 않는 한 내년 1학기가 마지막 기회다. 한 사립대 경영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백모(22)씨는 “해외 영업과 무역 분야 취업을 희망하고 있어 외국에서 장기간 머물고 수업을 듣는 교환학생 경험이 큰 도움이 될 것 같았다”며 “이미 예정된 학생들도 코로나19로 미루고 있는 만큼 학생 선발을 예년보다 적게 하지 않을지, 예정대로 진행은 될지 등 여러 걱정이 앞선다”고 토로했다.
일찌감치 교환학생에 대한 꿈을 접은 학생들도 있다. 대학 3학년생 유모(23)씨는 “해외 단기연수 등 국제교류 프로그램에 여러 차례 참여했고 교환학생도 가려고 했다”며 “이번이 신청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지만 그렇다고 휴학까지 하기는 힘든 상황이라 포기하기로 결정했다”며 아쉬워했다.
반면 여전히 교환학생에 대한 꿈을 놓지 못한 학생도 있다. 3학년인 박모(22)씨는 내년 1년간 휴학 계획을 세워뒀다. 오는 2022년에는 코로나19가 잠잠해져 교환학생을 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작은 희망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박씨는 “내후년에 괜찮아질 것이라는 장담도 없어 교환학생을 못 가고 1년의 휴학이 무의미해지면 어떻게 할지 걱정이 되고 불안해진다”며 “따로 유학이나 해외취업 계획도 없어 외국에서 공부하고 지내는 교환학생에 대한 기대가 매우 컸는데 꼭 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