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맞수] 여유로운 실내의 '팔방미인' 쏘렌토 vs 민첩한 드라이빙 '독일병정' 티구안

쏘렌토, 3열까지 넉넉한 공간으로 쾌적

브레이크 밀림은 다소 아쉬움

티구안, '잘 달리고 잘 서고' 기본기 탄탄

단정한 외모 '호감'이지만 소음 거슬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차 브랜드와 국산 브랜드의 판매 영역은 이제 명확하지 않다. 국내 브랜드의 대표주자 현대·기아차(000270)의 품질이 크게 향상되고 덩달아 가격까지 슬금슬금 올라오면서 수입 브랜드 차량과 맞대결을 벌이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폭스바겐은 올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투아렉’을 출시하면서 경쟁 차종으로 제네시스 ‘GV80’을 공개적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패밀리 SUV 시장을 놓고 경쟁하는 기아차 ‘쏘렌토’와 폭스바겐 ‘티구안’도 마찬가지다. 가족 단위 레저 활동이 늘어나면서 급성장하고 있는 중형 SUV 차급에서 쏘렌토와 티구안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두 차종을 놓고 행복한 고민을 하는 소비자들도 많다. 기아차의 대표 SUV 4세대 신형 쏘렌토와 2020 폭스바겐 티구안 올스페이스를 시승을 통해 비교해봤다. 두 차량 모두 디젤 모델이다.

기아차 신형 4세대 쏘렌토./사진제공=기아차기아차 신형 4세대 쏘렌토./사진제공=기아차


기아차 신형 4세대 쏘렌토./사진제공=기아차기아차 신형 4세대 쏘렌토./사진제공=기아차


외모는 개인적 취향의 영역. 일단 뒤로 미뤄두자. 그러나 물리적인 평가를 할 수 있는 실내 공간은 어느 정도 비교가 가능하다. 이 부분에선 쏘렌토의 압승이다. 쏘렌토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가 실내 공간이었던 반면 티구안 올스페이스의 가장 큰 단점 중 하나가 실내다. 쏘렌토에 처음 탑승하면 광활한 실내 공간에 놀라게 되고, 운전을 하면 할수록 편안함이 느껴진다. 10.25인치 UVO 내비게이션 등 첨단을 지향하는 쏘렌토의 감성도 운전의 피로감을 덜어준다. 반면 티구안의 실내 공간과 감성에는 높은 점수를 주기 힘들다. 좁은 공간은 패밀리 SUV라 하기엔 아쉬웠고 내비게이션과 각종 기능 작동 스위치 또한 2020년에 출시된 차량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였다.


3열 공간도 마찬가지다. 쏘렌토(6인승)의 경우 3열에서도 가족 단위 이동이 어렵지 않을 정도의 공간이 나온다. 3열에 성인 남성이 탔을 때 2열 시트에 무릎이 닿지 않을 정도다. 장거리는 어렵겠지만 적당한 거리는 충분히 이동할 수 있다. 반면 티구안 올스페이스는 7인승이라는 말이 무색하다. 3열 시트에 성인 남성이 타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시피 했다. 차에 타서 이동할 때 쾌적함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티구안 올스페이스를 선택하기는 어려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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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을 켜고 달려봤다. 쏘렌토를 운전하면서 가장 당혹스러웠던 건 브레이크가 밀리는 느낌이었다. 단순한 정비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운전 내내 브레이크의 제동력이 불만족스러웠다. 미리, 깊숙이, 꾹 밟아야 완전히 제동이 걸렸다. 상황에 따라서는 위험한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 달릴 때의 아쉬움은 없었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무리 없이 속도가 빠르게 올라갔고, 고속 주행 시 차량의 흔들림도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폭스바겐 티구안 올스페이스./사진제공=폭스바겐코리아폭스바겐 티구안 올스페이스./사진제공=폭스바겐코리아


폭스바겐 티구안 올스페이스./사진제공=폭스바겐코리아폭스바겐 티구안 올스페이스./사진제공=폭스바겐코리아


티구안 올스페이스는 탄탄한 기본기를 갖추고 있었다. 힘이 매우 뛰어나지는 않았지만 주행 성능과 제동이 확실했다. 쏘렌토와 비교해 제동력은 처음엔 조금 ‘뻑뻑하다’ 싶을 정도로 강했다. ‘독일병정’처럼 운전자의 명령을 절도 있게 수행한다는 느낌이다. ‘잘 달리고 잘 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소음이 컸다. 최근 디젤 차량은 소음 문제를 많이 해결하는 추세지만 티구안 올스페이스는 엔진음이 실내로 많이 유입됐다. 정숙성에서는 쏘렌토가 훨씬 뛰어났다.

가격은 쏘렌토 디젤 시그니처 모델로 ‘풀옵션’을 장착하면 5,000만원에 육박해 두 차량이 비슷하다. 티구안 올스페이스는 2.0 TDI 프레스티지 단일 모델로 4,970만원이다. 연비도 티구안이 리터 당 13.5㎞, 쏘렌토 14.3㎞로 비슷하다. 외모도 막상막하다. 쏘렌토가 우람한 느낌을 물씬 풍긴다면 티구안은 단정하고 깔끔하다. 이 부분은 개인의 취향이다.

넉넉한 실내공간과 편안한 탑승감을 원한다면 쏘렌토를, 탄탄한 기본기를 갖춘 독일 브랜드 폭스바겐을 경험하고 싶다면 폭스바겐 티구안 올스페이스를 선택하는 것을 추천한다.

박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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