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 5억원 시대가 임박했다. 6·17대책과 7·10대책, 임대차 3법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정책추진 과정에서 전세가격 상승세가 가팔라졌기 때문이다.
3일 KB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는 4억9,922만원을 기록했다. 전달(4억9,148만원)보다 774만원이 올라 통상적인 상승세를 뛰어넘었다. 지역별로는 서울 강북 14개 구의 평균 아파트 전셋값이 7월 4억180만원을 기록해 KB국민은행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1년 6월 이후 처음으로 4억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강남 11개 구의 평균 전세가는 5억8,484만원이다.
시장에서는 전셋값이 치솟는 일차적인 원인으로 6·17대책과 7·10대책으로 인한 전세 매물 감소를 꼽는다. 정부는 6·17대책에서 재건축 조합원이 새 아파트 분양권을 받으려면 2년을 실거주하도록 했다. 이어 7·10대책에서는 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양도소득세를 강화하는 내용을 발표하면서 세를 주던 집을 정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6월부터 임대차 3법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집주인들이 법 시행 전 미리 4년치의 임대료 상승분을 반영해 보증금을 책정하는 움직임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5월까지 4억9,000만원에 거래됐던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 ‘DMC래미안e편한세상’ 전용 84.95㎡는 7월15일 8억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다. 지난달 31일에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대치아이파크 전용 85㎡가 전세보증금 14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앞서 10억원에 전세 계약된 같은 평형의 아파트보다 보증금이 4억원 넘게 올랐다.
한편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2018년 4월부터 2019년 6월까지 15개월 중 10개월이 하락할 정도로 안정세를 보였다. 그러다 지난해 하반기 집값이 상승하면서 전셋값도 같이 오르기 시작했다. 특히 임대차 3법 논의가 본격화한 올 6월 이후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