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물폭탄'에 15명 사망·11명 실종

나흘째 중부지방에 집중호우

주택·농경지 침수 등 4,000여건

이재민 1,072명...충북 가장 많아

중부지방에 집중호우가 내린 지난 3일 경기 가평군 가평읍 산유리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인근 펜션을 덮쳤다. 이 사고로 펜션 주인 일가족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가평=연합뉴스중부지방에 집중호우가 내린 지난 3일 경기 가평군 가평읍 산유리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인근 펜션을 덮쳤다. 이 사고로 펜션 주인 일가족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가평=연합뉴스



수도권·충청·강원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집중호우가 계속되면서 피해규모가 연일 커지고 있다. 15명이 사망하고 11명이 실종되는 인명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주택·농경지·비닐하우스 침수와 각종 시설물 파손 등 재산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집중호우는 4일 오후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가 이날 밤부터 다시 시작돼 피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7시30분 기준 15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다. 전날 오전10시49분 경기 평택시 청북읍의 반도체 장비 제조공장에 토사가 들이닥치면서 3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같은 날 경기 가평군의 한 펜션에서는 산사태로 일가족 3명이 매몰돼 숨진 채로 발견됐다.


실종자도 11명으로 집계됐다. 전날 오전1시께 경기 포천시 관인면의 한 저수지 낚시터에서 한 남성이 보트를 타고 이동하던 중 급류에 휩쓸리는 등 인명피해가 잇따랐다. 실종자는 충북이 8명으로 가장 많고 충남 2명, 경기 1명이다.

기록적인 폭우에 이재민도 덩달아 늘고 있다. 누적 이재민은 648세대 1,072명으로 집계됐다. 충북과 경기가 각각 558명과 439명이고 강원에서도 이재민 70명이 발생했다. 이 중 214명은 귀가했지만 858명은 여전히 경로당과 체육관 등에 머무르고 있다. 하천 범람 우려 등으로 임시대피소로 대피한 사람도 2,245명으로 집계됐다.


시설피해도 잇따르면서 4,006건으로 증가했다. 사유시설로는 주택 1,253동, 비닐하우스 147동, 축사·창고 685동이 침수됐다. 공공시설에서는 도로·교량 916개소, 하천 197개소, 저수지·배수로 25개소, 산사태 238개소 등의 피해가 접수됐다. 농경지도 7,192㏊가 침수되는 등 계속 이어지는 폭우로 중부지방에 피해가 집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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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가 계속되면서 피해시설물의 복구작업도 더디게 이어지고 있다. 중대본에 따르면 시설피해 응급복구율은 48.5%에 그쳤다. 앞서 침수피해를 입었던 국도5호선, 충북 제천시 봉양 학산지하차도 부근, 고속국도45호선 등 도로 7개소의 복구를 마쳤고 충북 음성군 주천저수지, 충북 제천시 용하저수지 등이 응급복구를 완료했다.

토사가 유입돼 운행이 중단됐던 영동선·중앙선·태백선·충북선·함백선 등 철도 5개 노선 중 중앙선만 운행이 재개됐다. 태백선 전 구간의 운행이 중단됐고 충북선은 대전~충주 구간만 열차가 운행되고 있다. 영동선도 영주~동해 구간도 중단됐다. 코레일을 최대한 빨리 복구작업을 완료한다는 방침이지만 계속 비가 내리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폭우가 내린 경기·충북·경북 지역의 상습 침수 지하차도 7곳과 서울·경기·강원·충북 지역 둔치 주차장 78곳도 통제 중이다. 북한산·태백산·속리산 등 9개 국립공원 251개 탐방로도 입산이 전면 금지됐다. 소방당국은 이날까지 1만3,123명의 소방력을 동원해 인명 1,412명을 구조하고 1,127개소에서 배수 지원활동을 펼쳤다.

중대본의 한 관계자는 “가장 높은 대응 수위인 ‘대응 3단계’를 발령해 집중호우에 대처하고 있지만 폭우가 좀처럼 잦아들지 않으면서 피해규모가 계속 늘고 있다”며 “관계부처는 물론 지방자치단체와 군 등 가용인력을 동원해 피해시설에 대한 응급복구를 신속히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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