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충청·강원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집중호우가 닷새째 계속되면서 피해 규모가 연일 커지고 있다. 15명이 사망하고 11명이 실종되는 인명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주택·농경지·비닐하우스 침수와 각종 시설물 파손 등 재산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5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번 집중호우로 이날 오후7시30분 기준 15명이 숨지고 11명이 실종됐다. 추가 사망자는 없었지만 전날 실종자 3명이 숨진 채 발견돼 누적 사망자가 15명으로 늘었다. 부상자는 7명으로 전날과 같았다.
기록적인 폭우에 이재민도 갈수록 늘고 있다. 누적 이재민은 941세대 1,638명으로 집계됐다. 충북과 경기가 각각 642명, 403명이고 강원에서도 이재민 95명이 발생했다. 이 중 511명은 여전히 경로당과 체육관 등에 머무르고 있다. 하천 범람 우려 등으로 임시대피소로 대피한 사람도 2,424명으로 집계됐다.
집중호우는 7일까지 최대 400㎜ 이상 계속될 것으로 보여 피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교통부 한강홍수통제소에 따르면 강원 철원군에는 이날까지 670㎜에 이르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한탄강이 범람했다. 경기 연천군 임진강에 위치한 필승교의 수위도 이날 오후1시40분 역대 최대 수위인 8.68m를 기록했다.
시설피해도 잇따르면서 4,764건으로 증가했다. 사유시설로는 주택 1,340동, 비닐하우스 148동, 축사·창고 899동이 침수됐다. 공공시설에서는 도로·교량 1,016개소, 하천 363개소, 저수지·배수로 43개소, 산사태 313개소 등의 피해가 접수됐다. 농경지도 8,033㏊가 침수되거나 유실되는 등 계속 이어지는 폭우로 중부지방에 피해가 집중됐다.
폭우가 계속되면서 피해시설물의 복구작업도 더디게 이어지고 있다. 중대본에 따르면 시설피해 응급복구율은 57.3%에 그쳤다. 앞서 침수 피해를 입었던 국도5호선, 충북 제천시 봉양 학산지하차도 부근, 고속국도45호선 등 도로 7개소의 복구를 마쳤고 충북 음성군 주천저수지, 충북 제천시 용하저수지 등이 응급복구를 완료했다.
토사가 유입돼 운행이 중단됐던 영동선·중앙선·태백선·충북선·함백선 등 철도 5개 노선 중 중앙선만 운행이 재개됐다. 태백선 전 구간의 운행이 중단됐고 충북선은 대전~충주 구간만 열차가 운행되고 있다. 영동선도 영주~동해 구간의 운행이 중단됐다. 코레일은 최대한 빨리 복구작업을 완료할 방침이지만 계속 비가 내리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폭우가 내린 경기·충북·경북 지역의 상습 침수 지하차도 7곳과 서울·경기·강원·충북 지역 둔치 주차장 78곳도 통제하고 있다. 북한산·태백산·속리산 등 9개 국립공원 251개 탐방로도 입산이 전면 금지됐다. 소방당국은 집중호우가 시작된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1만485명의 소방력을 동원해 인명 1,254명을 구조하고 3,653톤의 배수 지원활동을 펼쳤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