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충청·강원 등 중부지방에 계속됐던 장마전선이 7일 남부지방으로 이동하면서 전국적인 대규모 호우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전날까지 엿새째 이어진 폭우로 막대한 피해를 불러온 중부지방의 집중호우는 이날 일시적으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이날 밤부터 내일 낮까지 다시 중부지방이 장마전선 영향권에 접어들 것으로 보이는 등 8일까지 전국적으로 최대 300㎜의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부터 충청과 경상·전라 등 남부지방에 시간당 30~50㎜의 집중호우가 이어졌다. 오후1시부터는 전주에 이어 광주와 대구에도 호우경보가 발령됐다. 밤에는 장마전선이 다시 북상하면서 수도권·충청·강원 등 중부지방에 8일 낮까지 50~100㎜의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일부터 시작된 집중호우로 이날 오후4시30분 기준 17명이 사망하고 10명이 실종되는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부상자 역시 전날과 동일한 7명으로 집계됐다. 전날 오전11시30분께는 강원 춘천시 서면 의암댐에서 인공수초섬 고정 작업을 하던 경찰선과 고무보트·행정선이 잇따라 전복됐다. 이 사고로 1명이 사망하고 5명이 실종됐다. 소방당국은 가용인력을 총동원해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
전날 역대 최고인 11.53m까지 수위가 치솟았던 서울 한강 잠수교는 이날 수위가 다소 내려갔지만 닷새째 차량운행이 통제되고 있다. 다만 중부지방에서 집중호우가 소강상태를 보이면서 전날 한강대교에 내려진 홍수주의보가 이날 오전9시에 해제됐고 임진강 전 유역에 발령됐던 홍수특보도 뒤이어 해제됐다.
기록적인 폭우가 이어지면서 이재민은 더욱 늘었다. 누적 이재민은 1,535세대, 2,556명으로 집계됐다. 충남과 충북이 각각 738명, 670명이고 강원에서도 733명이 발생했다. 하천 범람 우려 등으로 임시대피소로 대피한 사람도 1,891세대, 4,594명으로 집계됐다.
시설피해도 잇따르면서 8,243건으로 증가했다. 사유시설은 주택 2,236동, 비닐하우스 173동, 축사·창고 1,196동이 침수됐다. 공공시설에서는 도로·교량 2,558개소, 하천 447개소, 저수지·배수로 80개소, 산사태 527개소 등의 피해가 접수됐다.
농경지도 8,161㏊가 침수되거나 유실되는 등 계속되는 폭우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피해시설물의 복구작업도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중대본에 따르면 전국 시설피해의 응급복구율은 72.6%를 기록했다.
전날 팔당댐 방류에 따른 전면 통제로 극심한 차량 정체를 빚었던 서울 강변북로·올림픽대로·내부순환로·동부간선도로 등 서울 시내 주요 간선도로는 대부분 구간에서 통행이 재개됐다. 올림픽대로 염창나들목에서 동작대교 하부 구간이 이날 오후3시께 통행제한이 해제됐고 앞서 오전6시에는 동부간선도로와 내부순환로의 통행이 전면 정상화됐다. 오후1시께는 증산교 하부도로의 통행도 재개됐다. 다만 저지대에 위치한 올림픽대로 여의상류나들목과 여의하류나들목 구간은 아직 차량운행이 통제되고 있다.
한편 서울시는 이날 오전을 기점으로 출퇴근시간대 지하철과 버스를 증편 운행한다고 밝혔다. 지하철은 출퇴근시간대 집중배차시간을 30분 연장하고 운행횟수를 36회 늘렸다. 버스도 집중배차시간을 30분 연장해 350여대를 추가 투입했다.
기상청은 “중부지방에 있던 비구름대가 이날 오전 남부지방으로 내려갔다가 밤에 다시 중부지방으로 올라오면서 일부 지역에 최대 300㎜ 이상의 집중호우가 예상된다”며 “9일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에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강한 비가 오겠다”고 예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