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경제동향

“청와대 보다 집이네요”…靑 참모 집단 사의에 ‘싸늘한 냉소'

청 참모 사의 표명에 여론 싸늘

"집 팔라" 엄포 놓을 땐 언제고

쏟아진 규제에 피로감 높아져

부동산 대책 반발 갈수록 세져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7일 오후 춘추관에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및 비서실 소속 수석비서관 5명이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고 발표한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7일 오후 춘추관에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및 비서실 소속 수석비서관 5명이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고 발표한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비서실 소속 수석비서관 5명 전원이 7일 전격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이를 보는 부동산 여론이 싸늘하다. ‘부동산은 죽어도 못 파시나 보죠’, ‘청와대 보다 집이지’ 등의 비판의 글들이 부동산 커뮤니티를 도배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집 다 팔고 사퇴했으면 좀 이해해 줄 수도 있는데”라며 꼬집었다.

전날 노 실장과 함께 사의를 표명한 참모는 강기정 정무수석과 윤도한 국민소통수석, 김조원 민정수석, 김거성 시민사회수석, 김외숙 인사수석 등이다. 노 실장과 강 수석, 윤 수석은 사실상 2기 청와대를 대표하는 참모들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사의를 표명한 배경과 관련해 “최근 상황에 대한 종합적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이번 사의 표명은 ‘부동산’에서 비롯됐다. 여권 관계자는 “정부 정책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노 실장이 청와대 참모들에게 다주택 처분 권고를 내렸으나, 이 권고가 결국 화근이 된 것도 사의 표명에 영향을 끼치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다주택 보유 참모진에게 저마다의 사정이 있고 강제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데도 처분시한까지 두며 긁어 부스럼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를 바라보는 부동산 여론은 싸늘 그 자체다. 한 네티즌은 “집은 못 팔겠다. 권력이 영원한 것도 아니고. 나도 이해한다”고 말했다. 다른 네티즌은 “집 다 팔고 사퇴했으면 좀 이해해 줄 수도 있었는 데”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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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뿐만이 아니다. 한 네티즌은 “청와대보다 집이지. 하여튼 서울이 최고라는 것을 청와대가 증명하는 꼴이다”라고 지적했다. 다른 시민은 “차라리 직도 내놓고 집도 파세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밖에 “그냥 강남 집을 택한 거 같은데” “사퇴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 “정작 사퇴할 사람은 그냥 지키고 있다” 등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부동산 여론이 이렇게 싸늘 한데는 정부와 청와대가 앞장서 집값을 잡는다며 반 시장적 정책을 내놓은 것이 작용했다. 심지어 청와대 인사들은 “집 파시라” 등 엄포도 내놓았다.

현 정부는 출범 이후 부동산을 잡겠다며 수 차례 대책을 내놓았다. 24차례나 된다. 이 중 공급대책도 있지만 대부분 수요를 억제하는 정책이었다. 꼬리를 무는 대책에 다주택자 뿐만 아니라 1주택자도 규제의 영향권에 들게 했다. 한 전문가는 “현 정부 정책은 1주택자 뿐 아니라 미래 내집을 위해 갭 투자를 하는 수요까지 다 규제 대상에 넣었다”며 “그렇다 보니 집값 대책에 대한 반발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의 집값 대책에 대한 반대 여론은 더 확산되고 있다. ‘6·17 대책’과 ‘7·10 대책’ 피해자들이 조세저항 집회를 계속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지난 ‘8·4 공급대책’으로 피해가 우려되는 주민들까지 들고 나섰다. 이번 주말에 이들 주민들이 일제히 집회를 열고 반대 목소리를 낼 예정이다.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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