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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가 만사? 웃음밖에 안 나와" 추미애 '검찰 인사'에 野 맹공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왼쪽)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왼쪽)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법무부가 단행한 대검 검사급(검사장) 간부 26명에 대한 인사와 관련해 곳곳에서 잡음이 터져나고 있는 가운데, 야권에서는 10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향한 비난이 쏟아졌다. 추 장관이 대검 인사 발표 이후 올린 ‘인사가 만사’라는 내용의 글을 겨냥한 것이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추 장관에게 “참 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며 “산 권력을 수사한 검사들은 세 차례에 걸쳐 집요하게 한직을 보내거나 옷을 벗기고, 정권 입맛에 맞게 수사한 검사들은 모두 승진하고 출세시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래도 인사가 만사고 잘 된 인사라면 궤변”이라며 “또 정말 본인이 그렇게 믿는다면 인지 부조화”라고 맹공했다.

앞서 추 장관은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제 검찰에서 ‘누구누구 사단이다’라는 말은 사라져야 한다”며 “검사장 승진인사원칙은 첫째 검찰개혁 의지를 펼칠 수 있는 인사여야 하고, 둘째 검찰 내 요직을 독식해온 특수 공안통에서 형사공판부 중용으로 조직 내 균형을 맞추어야 하고, 셋째 출신지역을 골고루 안배하고, 넷째 우수여성검사에게도 지속적으로 승진기회를 준다는 원칙에 따라 인사가 이루어진 것”이라고 자평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주 원내대표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인사가 만사라며 출신 지역을 골고루 안배했다고 했지만, 검찰 내 중요 요직 네 자리를 특정 지역으로 채웠는데 이를 안배라고 한다”고 지적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인사의 책임을 물었다.

그는 “검찰 인사는 장관 제청으로 대통령이 하게 돼 있다. 추 장관에게 인사를 그렇게 하게 시킨 것인가 아니면 추 장관의 인사안 내용도 모른 채 결재한 것인가”라며 “대통령이 하려던 검찰 개혁이 검찰 무력화였느냐”고 따져물었다.


또 “(윤석열) 총장에게 ‘산 권력도 철저히 수사하라’고 했던 말은 그저 해본 소리인데, 눈치 없는 검사들이 그 큰 뜻도 모르고 까불다가 저렇게 불이익 받은 것이냐”며 “헌법 기관인 검찰을 사실상 무력화해 산 권력에 대해선 꼼짝도 못하게 하고 반대파에 대해서는 없는 죄도 만들어서 검찰에 있는 것보다도 더 못하게 하는 이건 무슨 죄로 처벌해야 하느냐”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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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비대위원장도 “최근 검찰 동향을 보면 문 대통령이 지향하는 ‘검찰개혁’의 목표가 어디에 있는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서울중앙지검의 ‘검언유착’ 수사를 보면) 어떠한 상황을 인위적으로 만들어내려고 수사를 벌이지 않았나 생각된다. 수사 결과가 명확히 밝혀지지도 않고, 권언유착이라는 말까지 나왔다”고 꼬집었다.

검사장급 이상 간부 인사가 발표된 7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검사장급 이상 간부 인사가 발표된 7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검사장 출신의 유상범 통합당 의원도 이번 법무부의 인사가 “윤설열 검찰총장을 고립시켜 몰아내기 위한 인사”라고 맹폭했다.

그는 이날 오전 전파를 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추 장관의 인사가) 윤석열 총장이 지휘권을 행사하는데 중간에 일종에 게이트키퍼 비슷한 역할을 하는 듯한 느낌을 강하게 줄 수밖에 없는 인사”라며 “정권에 순치된 수사를 하는 사람에게는 혜택이 주어진다 라는 아주 안 좋은 시그널을 이번 인사에서도 드러냈다”고 짚었다,

또 추 장관의 ‘누구누구의 사단이란 말이 사라져야 한다’는 발언에 대해서는 “토사구팽”이라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윤석열 총장과 함께 지난 작년까지 요직에 갔던 사람들은 지난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주요 원인이 됐던 특검에 관여했던 사람들”이라며 “그런데 (8월 조국 사건과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을 수사하니까) 갑자기 여기 관여했던 사람들이 전부 비난의 대상이 되면서 검찰개혁의 반대세력이 됐다”고 했다.

추 장관이 올린 ‘인사의 메시지’를 노골적으로 비꼬는 목소리도 나왔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추미애 장관 발언 해제’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이제 검찰에서 ‘누구누구의 사단이다’라는 말은 사라져야 한다’ (는 추 장관의 말은) 내가 만든 사단을 ‘추미애 사단’이라 부르는 것은 절대 허용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애초 특정라인·특정사단 같은 것이 잘못된 것이다. 특정 학맥이나 줄을 잘 잡아야 출세한다는 것도 사라져야 한다’는 문장에 대해선 “이성윤은 대통령의 경희대 법대 후배로, 청와대에서 같이 근무한 덕에 총장보다 막강한 검찰실세가 됐다. 줄을 잘 잡아 출세한 대표적인 경우”라며 “이성윤 라인은 라인이 아니고, 추미애 사단은 사단이 아니며, 내 학맥은 학맥이 아니고, 내 줄은 줄이 아니라는 얘기”라고 꼬집었다.

‘인사의 메시지는 앞으로도 아무런 줄이 없어도 묵묵히 일하는 대다수의 검사에게 희망과 격려를 드리고자 하는 것’이라는 발언을 놓고는 “각별이 주의해서 들어야 한다. 이 말을 믿으면 나중에 윤석열-한동훈이 된다. 이 말 믿고 묵묵히 일만 하면 문찬석 된다”고 경고했으며, ‘출신 지역 안배, 우수 여성검사 승진 기회 부여 등’의 메시지에 대해선 “검찰 내 ‘빅4’ 요직 모두를 친정부 성향, 호남 출신 인사들이 차지한 것은 그저 우연의 일치에 불과하다”며 “달랑 1명 승진시킨 여성검사가 추미애 장관의 한양대 법대 후배인 것도 그저 우연의 일치일 것”이라고 비꼬았다.

조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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