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수출, 날개없는 추락...8월 23% 급감

이달 감소폭 두자릿수로 확대

코로나에 美中 통상갈등 겹쳐

'3분기에 반등' 예상 빗나가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에 반등은커녕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7월 한자릿수대로 줄어든 수출 감소 폭은 8월 들어 다시 커지는 양상이다.

관세청은 이달 1~10일 수출액이 87억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23.6% 감소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달 들어 실제 수출이 이뤄진 조업일수는 7일로 지난해 같은 기간(8일)보다 하루 밖에 적지 않은데도 감소 폭은 컸다. 이 때문에 조업일수 영향을 배제한 일 평균 수출 역시 12억5,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12.7% 줄었다.

한국 수출의 ‘대표 주자’로 꼽히는 반도체(-6.8%)를 비롯해 석유제품(-45.8%), 무선통신기기(-43.6%) 등 주요 품목 수출이 대거 감소했다. 특히 10대 품목 중 석유화학과 석유제품은 올해 국제유가가 지난해 평균인 64달러의 65% 수준에 머물면서 단가 하락에 따른 수출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디스플레이(-28.4%)와 자동차부품(-27.7%), 섬유(-15%) 품목 역시 7월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감소하는 등 회복세를 되찾지 못하고 있다.



수입액은 이달 10일까지 전년 대비 24.3%(34억2,000만달러) 줄어든 106억2,700만달러로 집계됐다. 반도체(2.0%)와 반도체 제조용 장비(120.3%) 수입은 늘었지만, 원유(-50.2%)와 기계류(-6.3%), 승용차(-16.1%) 등은 감소했다.


당초 수출은 코로나19 부진을 털어내고 3·4분기 반등을 시도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지만 8월 초 성적이 예상 밖의 부진을 나타내며 위기감을 키우고 있다. 수출은 2월 3.5% 증가로 출발해 지난해의 장기 부진에서 탈출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코로나19 여파로 4월(-25.5%)부터 6월(-10.9%)까지 두자릿수 이상 감소를 기록했다. 하지만 7월 수출 감소 폭이 -7%에 머물며 수출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조심스럽게 제기됐지만 결과적으로 시기상조였던 셈이다.

관련기사





수출이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오히려 추락하는 것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전 세계적으로 꺾이지 않고 있어서다. 국제 통계사이트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현재 전 세계 누적 코로나19 확진자는 2,000만명, 누적 사망자는 73만명을 넘어섰다. 한국이 중국 다음으로 수출을 많이 하는 미국의 누적 확진자가 519만명으로 가장 많고 브라질(303만명), 인도(221만명), 러시아(88만명) 순이다. 사실상 국내 주요 수출국 대부분이 코로나19발(發) 위기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실제 이달 1~10일 국가별 수출 실적은 중국 -11.3%, 미국 -22.3%, 유럽연합(EU) -13.9%, 일본 -27.8% 등 대부분의 주요 시장에서 두자릿수 감소를 나타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의 확전 가능성이나 미국 대선을 둘러싼 불확실성 역시 수출 부진을 장기화할 수 있는 상수처럼 자리잡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미중 1단계 무역합의가 별로 의미가 없다”고 밝히며 무역분쟁 재발의 위기감을 고조시켰다.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대(對)중 공격 포인트가 중국의 정보기술(IT) 기업 화웨이에 이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애플리케이션 ‘틱톡’, 중국 거대 게임사 텐센트까지 확대돼 글로벌 통상환경은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으로 진입하고 있다. /세종=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

조양준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