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홍콩 입법회(국회) 의원 선거 1년 연기에 따른 홍콩의 입법 공백을 막는다는 차원에서 현직 의원들의 임기를 1년 이상 연장하기로 했다. 현직 의원들은 친중파가 다수여서 민주진영의 반발이 예상된다.
11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입법기구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는 이날 오후 제6대 홍콩 입법회가 계속 직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결정을 통과시켰다. 이번 결정에 따라 제6대 입법회 의원들은 임기가 “1년 이상(不少于一年)” 연장돼 제7대 입법회 임기가 시작될 때까지 의원직을 유지한다. 애초 임기 만료일은 오는 9월 30일이었다.
임기 연장시기를 ‘1년 이상’으로 한 것은 제7대 입법회 선거가 당초 제시된 1년 보다 더 연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홍콩 정부는 지난달 3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을 이유로 9월 6일 예정됐던 선거를 1년 연기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홍콩 민주진영은 물론 미국 등 서방세계에서는 홍콩의 친중파가 선거 패배를 모면하기 위해 꼼수를 부린다고 비난하고 있다.
이와 관련, 홍콩 선거관리위원회는 앨빈 융 공민당 주석, 데니스 궉 의원 등 현역 의원 4명과 조슈아 웡을 포함한 12명의 민주파 인사들에 대해 차기 선거 출마 자격을 박탈한 바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탐유충 전인대 상무위원은 선거 출마 자격을 박탈당한 의원들이 다시 선서하거나 추가 절차를 밟아야 할지에 대해서는 “홍콩 정부가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전인대 상무위는 이날 결정에 대해 “홍콩의 헌법 질서와 법치 질서를 수호하고 특구 정부의 정상적인 통치와 사회의 정상 운영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헌법과 홍콩 기본법에 부합하며 필요하고 정당하다”고 덧붙였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