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시험지 유출' 숙명여고 쌍둥이 1심서 집행유예

서울 강남구 숙명여고 정문 앞. /연합뉴스서울 강남구 숙명여고 정문 앞.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숙명여고 시험 답안 유출 사건에 가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쌍둥이 자매가 모두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2단독 송승훈 부장판사는 12일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쌍둥이 자매 A양과 B양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각각 선고했다. 사회봉사 240시간도 함께 명령했다. A양과 B양은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인 현모씨의 자녀다.


재판부는 “쌍둥이 자매는 대학 입시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시험으로 사회적 관심이 높고 그 어느 시험보다 투명하고 공정해야 할 고등학교 내부 성적 처리를 방해했다”며 “이로 인해 숙명여고 학생들 간 공정하게 경쟁할 기회를 박탈하고 공교육에 대한 다수 국민의 신뢰를 무너뜨려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럼에도 피고인들은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재판부는 “쌍둥이 자매는 범행 당시 미성년자였고 선고일인 현재도 소년법이 정한 소년으로 인격이 형성되는 과정에 있다”며 “아무 범죄 전력이 없는 초범이고 아버지 현씨는 관련 형사사건에서 3년의 무거운 징역형으로 복역 중인 점, 피고인들도 숙명여고에서 퇴학 처분된 점을 종합해 형을 선고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검찰은 쌍둥이 자매에게 각 장기 3년에 단기 2년을 구형했다. 당시 검찰은 “대한민국 입시를 치러본 사람이면, 수험생 자녀를 키워본 사람이면 학부모와 자녀들이 석차 향상 목표에 공들이는 것을 알 것”이라며 “쌍둥이 자매는 숙명여고 동급생 친구들과 학부모의 19년 피와 땀을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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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자매는 숙명여고에 재학 중이던 지난 2017년 2학기부터 2019년 1학기까지 교무부장이던 아버지 현씨로부터 시험지와 답안지를 시험 전에 미리 받는 등 숙명여고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법정에서 검찰은 2학년 1학기 기말고사 전에 답안이 모두 적힌 메모와 포스트잇이 A양 집에서 압수된 점, 답안이 적힌 기말 시험지도 발견된 점, 2학년 1학기 기말고사 영어시험 출제 서술형 구문이 동생 휴대전화에 저장된 점 등을 증거로 제시했다.

당초 검찰은 현씨를 2018년 11월 구속 기소하면서 쌍둥이 자매는 미성년자인 점을 고려해 소년보호 사건으로 송치했다. 하지만 심리를 맡은 서울가정법원 소년3단독 윤미림 판사는 형사재판 진행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사건을 돌려보냈고 검찰은 쌍둥이 자매를 불구속 기소했다.

한편 현씨는 3월 쌍둥이 자매에게 시험지와 답안지를 시험 전에 유출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3년을 확정받았다.


이희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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