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드라마가 지상파 황금시간대 방영됐다면 어땠을까.
11일 첫 방송된 MBC에브리원 오리지널 드라마 ‘연애는 귀찮지만 외로운 건 싫어!’(극본 조진국 / 연출 이현주)는 현실적인 소재를 유쾌하게 끄집어내며 독창적인 로맨스를 예고했다. 단순히 ‘여러 남자가 여주인공을 좋아하는’ 최근 로맨스물과 달리 여주인공이 연애를 거부한다는 콘셉트로 눈길을 끌었다.
첫 방송에서는 남녀 주인공 차강우(지현우)와 이나은(김소은)의 꼬여버린 첫 만남이 등장했다. 차강우는 역할극으로 심리적 문제를 풀어내는 ‘사이코드라마’라는 방식을 활용해 치료하는 정신과 의사. ‘해피투게더’라는 공유주택에 살며, 다양한 취미를 즐기는 매력남이다.
반면 여자 주인공 이나은은 팍팍한 현실에 부딪히며 지쳐가는 현실 속 인물이다. 작은 원룸에 살며 프리랜서 교열가로 일하는 그는 소설가의 꿈을 품고 있지만, 누군가에게 자신의 글을 읽게 하는 것도 쉽지 않다. 평가 대신 돌아오는건 무시와 좌절뿐. 더구나 거주하던 반지하 원룸의 벽이 갈라지면서 오갈데 없게 된 그는 친구의 해피투게더에 더불어 살 수밖에 없는 신세가 됐다.
원룸에서 간단한 짐만 싸들고 나온 이나은은 길에서 여성을 때리려는 듯한 남자를 발견했다. 생각할 새 없이 그에게 크게 한방 날리며 호통을 치고 떠났는데, 그가 바로 사이코드라마로 환자의 트라우마를 치료하던 차강우였다.
첫 만남부터 제대로 꼬여버린 두 사람은 다시 해피투게더에서 만났다. 이나은은 18년지기 남사친 강현진(박건일)의 집에 잠시 신세지기로 했고, 하필 그 옆집 남자가 차강우였다. 우연일까 운명일까, 몇 번을 마주쳐도 이나은에게 차강우는 ‘데이트 폭력남’일 뿐이었다.
긴장어린 가운데 차강우와 이나은은 해피투게더 오너 김동석(김산호)이 준비한 환영회에서 다시 마주했다. 차강우는 좌절한 이나은에게 따스한 위로를 건넸고, 긴장이 풀린 이나은은 술기운에 그대로 잠들었다.
작품은 ‘로맨스의 정석’과도 같이 첫 만남부터 오해로 꼬여버린 남녀의 상황을 유쾌한 시선으로 바라볼 것을 예고했다. 여러 남자가 한 여자를 좋아하는 신데렐라 스토리가 기반이지만, 여주인공 이나은이 오늘날 청춘이 겪어야만 하는 좌절에도 불구하고 꿈을 잃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면서 색다른 캐릭터의 매력을 꺼내는데 성공했다.
전날 제작발표회에서 김소은은 “이 드라마를 촬영하면서 아무리 연애가 귀찮아도 사람은 누군가에게 기댈 필요가 있고, 기대고 싶을 때가 있고, 사람으로 치유되는 시간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그래서 아무리 귀찮아도 연애는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과연 다음주에도 다다음주에도 작품이 ‘귀찮아도 해야만 하는 연애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해봐도 좋을 듯 하다.
한편 MBC에브리원 오리지널 드라마 ‘연애는 귀찮지만 외로운 건 싫어!’는 매주 화요일 밤 10시 50분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