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에서 사상 처음으로 7월 기온이 6월보다 낮은 역전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중부와 제주 지역에서도 역대 최장 장마 기간을 기록하게 됐다. 지구온난화가 진행됨에 따라 앞으로 우리나라 평균기온은 이번 세기 말까지 현재보다 최대 4.4℃ 상승하고, 평균 강수량도 현재 보다 최대 13.2% 증가하면서 강수 양극화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13일 기상청에 따르면 6월은 때 이른 폭염 현상으로 평균기온이 평년 평균기온 21.2℃보다 1.6℃ 높은 22.8℃를 기록했다. 이는 역대 1위 6월 평균기온이다. 반면 7월은 매우 선선해 이례적으로 평균기온이 평년기온 24.5℃보다 낮은 22.7℃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73년 기상관측 이래 처음 발생한 6월·7월 기온 역전 현상이다.
올해는 중부와 제주 지역에서 최장 장마 기간을 기록하기도 했다. 중부는 이날 51일째로 앞서 1위였던 2013년 49일보다 긴 장마 기간을 기록하게 됐다. 오는 16일 예상대로 장마가 끝날 경우 장마 기간은 54일을 기록하게 된다. 제주 장마는 지난 6월 10일 시작해 49일째인 7월 28일 끝나 기존 1998년의 47일보다 이틀 많게 1위를 기록했다. 6월 1일부터 8월 10일까지 여름철 강수량도 879.0㎜로 평년(470.6~604.0㎜)보다 많은 역대 2위를 기록했다. 여름철 1위 강수량은 2011년의 942.2㎜다.
올해 우리나라에서 여름철 기온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최장 장마 기록이 갱신된 것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시베리아와 북극의 이상고온현상 때문이다. 시베리아에 이상 고온 현상이 나타나면서 북극 주변(랍테프해와 바렌츠해)의 빙하가 녹았고, 해양의 뜨거운 공기는 북극으로 이동해 북극에 고온 현상이 나타났다. 결국 북극을 감싸고 도는 제트기류가 약해지면서 찬 공기가 부분부분 북극에서 밀려 내려왔고 7월 동안 우리나라에 찬공기가 지속적으로 머무르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한반도의 찬 공기가 북태평양고기압의 덥고 습한 기단과 만나 장마전선을 형성해 오르락내리락 하며 장기간 비를 뿌렸다.
세계기상기구는 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시베리아에서의 이 같은 폭염이 인간이 자행한 기후변화의 영향이 없었더라면 거의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최근 10년(2006~2015년) 관측된 전지구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1850~1900년)보다 0.87℃ 높게 나타났고, 지난해는 산업화 이전보다 기온이 약 1.1℃ 상승하면서 관측 이래 두 번째로 더운 해로 기록됐다.
이런 영향으로 기후변화에 대한 정부간 협의체(IPCC)에 따르면 1901년 이후 북반구 중위도 육지에서는 연강수량이 증가했다. 앞으로도 대부분의 육지에서 호우의 빈도·강도가 증가하고 가뭄 강도와 지속기간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미래 우리나라에서도 폭염·열대야·여름일수와 같은 고온 극한기후지수 증가와 함께 최다강수량, 강수강도와 같은 호우 극한기후지수도 다소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