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박진영이 ‘애제자’ 선미와 발표한 듀엣곡으로 음원 차트 정상에 섰다. 음원 발표와 예능 출연 후 연일 이슈의 중심에 있다. 박진영이니까, 박진영이기에 쓸 수 있는 전무후무한 역사가 써 내려가고 있다.
12일 박진영은 선미가 듀엣으로 참여한 ‘웬 위 디스코(When We Disco)’를 발표했다. 발표 후 실시간 차트가 반영되는 지니 뮤직, 벅스 등 음원 사이트에서 상위권에 오르고, 13일 오전 8시에는 1위를 차지했다. 24시간 기준으로 차트를 집계하는 멜론에서는 13위에 올랐다.
‘웬 위 디스코’는 박진영이 최초로 선보이는 유로디스코 스타일의 댄스곡으로, 박진영 특유의 흥이 묻어 있다. 80년대 음향 장비로 녹음을 진행해 복고 사운드를 완벽하게 재현한 것이 특징이다. ‘찌른 건 하늘이 아니라 서로의 마음이었었지 / 기억하니 Do you remember /흔든 건 골반이 아니라 서로의 인생이었었지’ 등의 가사는 박진영 만의 유머와 센스가 돋보인다.
‘웬 위 디스코’로 정상에 선 박진영은 명불허전 27년 차 댄스 가수. 2015년 발표한 ‘어머님이 누구니’로 이후로 그 이상의 성적을 내지 못하고 주춤하긴 했지만, 그간 발표했던 곡들 중 대중의 반응을 이끌어냈던 건 모두 댄스곡이었다. 이번에도 그는 역시 댄스곡으로 위상을 입증해냈다.
‘살아있는 전설’의 귀환을 알린 박진영은 컴백 무대를 음악 방송이 아닌 예능 프로그램에서 장식했다. 박진영이 첫 무대를 선보일 곳으로 선택한 프로그램은 MBC ‘라디오스타’. 그는 ‘라디오스타’의 시그널 송인 모던 토킹(Modern Talking)의 ‘브라더 루이(Brother Louie)’에 꽂혀 ‘웬 위 디스코’를 만들었다며 출연 이유를 밝혔다. 그는 곡을 만들게 된 배경과 선미와 듀엣을 하게 된 스토리 등을 자연스럽게 소개하며 곡에 대한 관심을 이끌기도 했다.
이날 방송은 ‘스승님이 누구니’ 특집으로 꾸며져 박진영의 스승 작곡가 김형석, 박진영의 제자 선미가 게스트로 출연해 의미를 더했다. 현역으로 활동하는 가수가 스승과 제자를 한자리에 모아 신곡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흔치 않은 풍경이었다.
아울러 스승과 제자가 듀엣곡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는 것은 단연 특별한 일이다. 원더걸스 선예가 ‘대낮에 한 이별’로 호흡을 맞춘 적이 있지만, 듀엣이 아닌 박진영의 앨범 수록곡에 피처링한 것이어서 이번 선미와의 컬래버레이션은 남다르다.
두 사람의 듀엣은 ‘댄싱킹, 댄싱퀸의 만남’으로 불리며 주목되고 있다. 원더걸스로 톱 걸그룹으로 정점을 찍고, 솔로 아티스트로 성장한 선미는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에서 독립한 후에는 싱어송라이터로서 재능을 발휘하고 있다. 그는 확실한 콘셉트와 퍼포먼스로 대중에게 확실하게 각인되고, 다음이 더 궁금해지는 가수로 거듭났다. 이런 선미가 타 가수의 앨범에 전면에 나서 듀엣 활동을 하는 것은 파격적이다.
박진영이 더 대단한 건 이 ‘댄싱퀸’을 발굴하고 만들어낸 장본인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미 god, 비, 원더걸스, 2PM, 트와이스 등 톱 아티스트들의 프로듀서로 정평이 나 있는 인물. 그는 프로듀싱만 맡는 것이 아니라 아티스트들이 독립 후에도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배경을 만들어 주고 있다. 지금은 JYP를 나온 여러 가수들은 신곡을 발표할 때마다 박진영에게 피드백을 받은 이야기를 할 정도다. ‘라디오스타’에서도 박진영은 선미에 대해 “지금까지 잘 왔는데 다음 앨범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다음 곡이라고 들려줬는데 이때까지 쓴 곡 중에 가장 좋아서 ‘됐다’ 싶었다. 곡 듣자마자 안심이 되면서 ‘이제 잘 가겠구나’ 싶어서 마음이 놓였다”고 말하며 지금까지도 애정 있게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전했다.
레전드를 만들어 내고도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는 진짜 레전드 박진영. 톱 아티스트가 된 제자와의 만들어낸 시너지가 어디까지 미칠지, 또 어떤 역사를 써 내려갈지 기대가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