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퇴근길 인문학] "무의식은 마르지 않는 창의성의 샘이죠"

퇴근길인문학수업-뉴노멀편(한빛비즈 펴냄)

공동 저자 조현수 능인대학원 대학교 교수

칼 융의 정신분석학으로 무의식 이해할 수 있어

현재에 매몰돼 자신의 잠재력 잊고 사는 인간

의식의 긴장 풀어주면 무의식과 만나게 돼

무의식과 만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명상




“무의식은 창의성과 상관관계가 깊지요. 현재 인간의 욕망 수준의 단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차원의 욕망을 발견하게 해 줄 정도로 그 힘은 창조적입니다.”

종교철학을 연구하는 능인대학원대학교 조현수(사진) 교수는 최근 출간된 ‘퇴근길인문학수업-뉴노멀’편에 공동 필자로 참가했다. ‘무의식이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들’이라는 주제로 정신분석학계 거장들인 프로이트와 융의 정신분석세계를 설명하면서 창의성이 화두인 오늘날 현대인이 무의식과 만나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마친 그는 능인대학원대학교에서 명상심리학을 가르치고 있다. 최근 본지와 만난 조 교수는 시간의 개념으로 무의식의 개념을 풀어나갔다.

“시간의 존재는 현대과학의 발전을 계기로 논쟁이 뜨거워졌습니다. 물리학자 아인슈타인, 철학자이자 수학자였던 베르그송 등은 시간이 존재하느냐를 두고 갑론을박을 이어갔지요. 시간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순서대로 흐르는 것일까에 대한 의문이 그 출발입니다. 만약 과거, 현재, 미래라는 순서대로 시간이 흐른다면 칼로 무를 자르듯 범위를 정확하게 구분 지을 수 있을까요. 언제부터 언제까지를 현재라고 할 수 있을까요?”


무의식과 창의성의 관계를 물었더니 시간의 개념으로 설명할 줄이야. 쉽지 않았다. 분명한 것은 현재라는 시간이 언제부터 언제까지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의식이라고 부르는 것은 현재에 존재하는 그 무엇이라면 무의식은 과거의 의식인가. 의문은 증폭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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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석학에서 시간의 의미를 본격적으로 도입한 시기는 인간의 뇌과학 연구의 성과가 도드라지기 시작한 20세기부터라고 그는 주장한다. 조 교수는 “인간의 뇌는 기억을 보관하는 수단이 아니라 보존된 기억 중 헌재의 일부만 걸러내는 즉, 망각을 위해 필요한 중추신경계”라면서 “인류는 찰나적으로 맞닥뜨린 문제부터 해결해야 하는 다급한 상황에 놓이게 되면서 기억 전체를 한꺼번에 떠올리지 못하도록 진화를 거듭 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렇다고 뇌 속에 과거의 기억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라면서 “죽음에 가까워진 상태와 같이 특정한 상황에 놓이게 되면 기억 전체가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는 임사체험은 이미 널리 알려져있다”고 덧붙였다.

서양에서 처음으로 시간의 개념을 논했던 신학자 아우구스티누스의 예를 들어 그는 설명을 이어갔다. “지금으로부터 1670여년 전(AD 400년) 아우구스티누스는 ‘순간은 현재이자 동시에 과거’라고 정의했습니다. 현재라는 시간 속에 과거는 공존하고 있다는 의미이지요. 다만 의식의 주인이 해결해야 할 미래의 문제에 매달리다 보니 나머지 기억이 망각의 터널을 거쳐 수면 아래로 내려가 있을 뿐입니다. 무의식의 상태는 자신의 기억을 만날 수 있는 통로가 되는 것이지요.”

무의식 상태를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은 명상이다. 호흡을 통해 의식을 이완할 때 수면 아래로 내려가 있던 무의식의 세계가 떠올라 자신에게 말을 건다는 것. 니콜 키드먼, 오프라 윈프리, 스티브 잡스 등 명상으로 자신을 초월하는 경험을 밝히는 유명인의 사례는 적지 않다. 명상과 건강의 상관관계가 깊다는 것은 이미 과학으로도 증명되었다.

그는 무의식을 심리학적, 정신분석학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칼 융의 이론을 이해하면 도움이 된다고 제안했다. 조 교수는 “융은 프로이트가 무의식을 어두운 자아로 정의한 것에 비판하면서 무의식을 창의적인 측면으로 이끌어낸 인물”이라면서 “융의 정신분석학을 이해할 수 있다면, 자신의 잠재력을 키울 수 있는 이론적 근거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무의식은 생명 그 자체의 운동”이라면서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기술발전으로 포스트휴먼의 등장이 예견되는 상황에서 인간의 현재 욕망에 대한 철학적 사고와 현재를 뛰어넘는 더 높은 차원의 욕망에 대한 새로운 정의와 철학적 담론이 필요한 시기”라고 덧붙였다. /사진·글=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문학박사) india@sedaily.com



장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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