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웅 광복회장의 ‘친일 청산’ 광복절 기념사 논란과 관련해 여야의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회장을 엄호하며 미래통합당을 비판한 반면 통합당은 민주당의 태도를 문제 삼으며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표명을 요구했다.
이낙연 민주당 당 대표 후보는 17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 회장의 기념사 논란에 대해 “광복회장으로서는 그런 정도의 문제의식은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친일 잔재 청산을 충분히 못한 채로 지금까지 왔다는 것은 많은 사림이 동의하는 것 아니냐”면서 “그것을 차분하게 따져보지 않고 호들갑을 떠는 것은 또 웬일인가”라며 해당 발언을 문제 삼은 통합당의 태도를 비판했다.
앞서 김 회장은 지난 15일 기념사에서 “이승만은 반민특위를 폭력적으로 해체시키고 친일파와 결탁했다”며 “대한민국은 민족반역자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유일한 나라가 됐다”고 주장했다. 또 “민족반역자가 작곡한 노래를 국가로 정한 나라는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 한 나라뿐”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김기현 통합당 의원은 “깜냥도 안 되는 광복회장의 망나니짓에 광복절 기념이 퇴색돼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장제원 의원은 “국민을 이간질하는 것이 바로 매국 행위”라고 쏘아붙였다.
김 회장에 대한 통합당의 비판에 민주당 의원도 나섰다. 유기홍 의원은 “통합당은 친일파의 대변자냐”고 말했고 황희 의원은 “(김 회장이) 통합당에 한 말도 아닌데 통합당은 친일 청산하자고 하면 왜 이렇게 불편함을 당당하게 드러내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한편 김 회장은 이날 고(故) 이승만 전 대통령 등에 대한 비난 수위를 한층 높였다.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한 김 회장은 “미국에 빌붙어 대통령이 되면서 미국 국가 이익을 챙긴 사람”이라고 말했다. 고 백선엽 장군과 관련해서는 6·25가 난 그날 백 장군이 이끌던 육군 제1사단이 안 나타났다고 주장하며 그것만 가지고도 사형감이라고 비판했다.
김은혜 통합당 비대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유신에 참여하고 전두환 신군부에 협력했던 김 회장”이라며 “부역의 역사가 들통 나자 김 회장은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기다렸다는 듯 맞장구치고 있다. 증오의 굿판을 벌여 다시 이 나라를 정쟁의 제단에 바치려 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제는 대통령이 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