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만약 총리가 된다면"…아베 총리 아프자 '포스트 아베' 입열었다

아베 신조(가운데) 일본 총리가 17일 도쿄 게이도대병원에서 검진을 받은 뒤 사택으로 돌아가고 있다./교도연합뉴스아베 신조(가운데) 일본 총리가 17일 도쿄 게이도대병원에서 검진을 받은 뒤 사택으로 돌아가고 있다./교도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두 달 만에 또 건강검진을 받으면서 건강이상설이 확산되는 가운데 아베 총리의 측근들이 최근 상황에 대한 입장을 속속 밝히고 있다. 특히 ‘포스트 아베’로 거론되는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정조회장은 자신이 차기 총리가 됐을 경우를 가정한 발언을 내놓아 주목된다.

"총리 된다면 헌법 문제 확실히 할 것"
18일 일본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정조회장은 17일 밤 현지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아베 총리가 게이오대 병원에서 검사를 받은 것과 관련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에 따른 격무가 계속됐던 것은 틀림없다”면서 “그동안 쉬는 날 없이 더운 여름을 맞았다. 피로가 쌓여 있는 것은 상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기시다는 아베 내각에서 외상을 지내 아베 총리의 최측근 중 한명으로 꼽힌다.


또한 지난 4일 총리관저에서 아베 총리와 만났다는 사실을 거론하며 “적어도 나와 얘기를 했을 때 평상시와 다른 점은 없었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의 건강이상설이 증폭되자 직접 방송에 출연해 이를 진화하려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정조회장./AFP연합뉴스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정조회장./AFP연합뉴스


기시다는 아베 총리가 자신의 뒤를 이을 ‘포스트 아베’로 낙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시다는 아베 총리의 숙원인 개헌에 대해서도 의중을 드러냈다. 그는 “헌법은 나라의 기본이며 시대의 변화와 함께 끊임없이 생각하지 않으며 안 된다”며 “만약 총리가 된다면 헌법의 문제도 확실히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기시다는 차기 총리를 묻는 각종 여론조사 지지율이 5% 안팎에 불과하다. 자민당 한 간부는 지지통신에 “기시다가 (후계자로) 괜찮을지 아베 총리가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소 "147일 연속으로 일하면 누구나 몸 나빠져"
아베 총리의 또 다른 측근인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도 아베 총리가 검사를 받은 데 대해 입장을 내놨다. 그는 지난 17일 밤 기자들과 만나 “147일 동안 휴일 없이 일하면 누구라도 몸 상태가 나빠질 것”이라며 “건강 관리도 업무의 연장이므로 (아베 총리가) 스스로 관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마이니치신문은 아베 총리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올해 1월26일부터 6월20일까지 147일 연속으로 출근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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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교도연합뉴스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교도연합뉴스


아마리 아키라 자민당 세제조사회장도 16일 민영 후지TV의 한 프로그램에서 아베 총리가 코로나19 상황에서 제대로 쉬지 못하고 연일 일하고 있는 점을 거론하면서 “책임감이 강해 본인이 쉬는 것을 죄라고까지 생각하고 있다. 며칠이라도 좋으니 강제로 쉬게 해야 한다”고 동정론을 폈다.

아베, 정밀검진 받은 지 두달만에 또 검사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17일 도쿄 게이오대병원에서 오전10시30분부터 오후6시께까지 건강검진을 받았다. 지난 6월 검진에 따른 추가 검사라는 병원 측의 설명에도 정밀 검진을 받은 지 두 달여 만에 장장 7시간에 걸친 검사를 또 받아 아베 총리의 건강 이슈가 확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실제로 이날 일본 정부의 한 관계자는 아베 총리가 코로나19 대응 장기화로 “재충전을 하지 못해 지쳐 있다”고 통신에 전했다.

아베 총리의 건강이상설은 한 주간지 보도로 처음 불거졌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로이터연합뉴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로이터연합뉴스


4일 발매된 사진 전문 주간지 ‘플래시’는 7월6일 관저 내 집무실에서 아베 총리가 토혈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토혈 문제에는 즉답을 피한 채 아베 총리의 건강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등에 따른 피로 누적으로 아베 총리의 몸짓이 느려지는 등 많이 지쳐 있는 것 같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연일 나오고 있다.

아베, 1차 집권 때 대장염 악화로 퇴진
아베 총리가 건강 문제로 곤욕을 치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아베 총리는 제1차 집권 말기인 2007년 9월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 악화를 이유로 총리가 된 지 약 1년 만에 퇴진했다. 2012년 재집권 이후에는 건강 문제가 거론될 때마다 신약 덕분에 좋아졌다고 밝혀왔다.

이나다 도모미 자민당 간사장 대행은 이날 “아베 총리가 궤양성 대장염이라는 지병을 갖고 있다”면서도 “생명에 지장이 있는 병이 아니라 치료하면 (아베 총리가) 더욱 활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기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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