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가 1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진행된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해 “위기 상황에서 국민을 믿고 화합을 믿고 평화를 믿으셨던 신념과 생애를 되돌아보며 국민통합과 화합, 경제회복과 불평등 해소, 한반도 평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추도사를 맡은 정 총리는 “코로나19라는 한 번도 겪어본 적이 없는 위기에 맞서 싸우고 있는 때 역경을 이겨내고 꽃을 피우는 ‘인동초 정신’을 그려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추도 예식을 진행한 함세웅 신부의 요청으로 즉석에서 단상에 선 김종인 위원장은 “김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가장 획기적인 기여를 하신 분”이라며 “그간 과연 한국이 민주주의를 할 수 있을 것이냐는 게 세계 모든 사람의 의문이었는데 1997년 여야가 평화적으로 수평적 정권 교체를 하면서 대한민국이 정말 민주주의를 할 수 있는 나라라는 것을 전 세계에 확인받았다”고 추모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정 총리의 추도사를 언급하며 여당을 향해 “현재는 통합과 화합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상황으로, 지나치게 힘이 세다고 힘만 행사할 게 아니라 겸허한 자세로 권력을 절제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고 뼈 있는 한 마디를 건넸다.
이와 관련해 이낙연 의원은 추도식 이후 기자들과 만나 “옳은 말씀”이라고 공감하면서도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서는 “통합과 배치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함께 생각하자는 것이 왜 통합에 배치되느냐”고 반문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 회의에서 통합당이 광복절 집회를 방조한 것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이날 추도식에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 위원장,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 등 여야 지도부가 참석했다. 청와대에서는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최재성 정무수석이, 정부 측에서는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추미애 법무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이외에도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남 등이 자리를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