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선 패배 시 불복 시사…‘연기’ 이어 ‘재선거’ 언급

우편투표 확대를 반대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급기야 ‘재선거’까지 들먹였다.

1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등 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보편적 우표투표는 재앙이 될 것”이라며 “이와 같은 종류의 일은 우리나라가 일찍이 보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우편투표는) 조작된 선거로 귀결되거나 결코 결과가 공표되지 못할 수도 있다”며 “그들은 그것(선거)을 다시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아무도 그걸 원하지 않는다. 그리고 나도 그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 대선 시 선거 불복에 이어 재선거 요구까지 할 명분 쌓기

보편적 우편투표 실시가 선거 조작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의 연장선상으로, 대선 시 선거 불복에 이어 재선거 요구까지 할 자락을 깔아놓은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모든 유권자를 대상으로 보편적 우편투표를 도입하려는 주(州)들을 향해 “여러분은 올바르게 투표를 하도록 해야 한다”며 “나는 그저 바로 잡으려는 것이다. 이기든 지든 비기든 올바르게 해야 한다”고 우편투표 반대확대 입장을 거듭 밝혔다.

━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대선 패배 대비한 불복 명분 축적용”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우편투표가 사기 내지 부정선거로 이어질 것이라는 이유를 들어 대선 연기론을 불쑥 제기한 바 있다.



민주당뿐 아니라 공화당 진영 내에서도 역풍이 거세지자 9시간 만에 물러섰지만, 그 뒤에도 우편투표 문제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져 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주장을 두고 지지율 하락세가 계속되며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대선 패배시에 대비한 불복 명분 축적용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 코로나19 여파로 11월 대선, 투표 절반가량은 우편투표 될 듯

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거 가능성까지 띄우면서 선거 결과에 따라 복잡한 포스트 대선정국이 펼쳐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선거를 치러온 지난 200여년간 남북전쟁이든 대공황이든 두 차례의 세계대전 기간이든 재선거는 결코 치러진 적이 없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계산과 상관 없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오는 11월 대선에서 투표용지의 절반가량은 우편으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통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