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상반기 순이익이 34% 급감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에 따라 기업들의 실적 역시 크게 악화됐다. 마스크·진단키트 등 코로나 19로 오히려 특수를 맞은 바이오·제약기업과 실내 생활이 늘면서 수요가 증가한 음식료, 통신 관련 기업들의 실적은 오히려 큰 폭으로 개선됐다. 상반기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지만 1·4분기보다 2·4분기 이익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하반기 기업들의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는 모습이다.
19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사협의회가 12월 결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592개 기업(금융업 등 제외)의 연결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상반기 순이익은 25조5,426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38조7,611억원)보다 34.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도 943조2,24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78%(57조8,926억원) 줄었고 영업이익 역시 24.18%(13조5,992억원) 줄어든 42조6,534억원을 기록했다.
코스닥 상장사도 비슷한 모양새다. 952개사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4조6,996억원, 순이익은 2조5,782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각각 9.11%, 28.34% 줄었다.
다행스러운 점은 1·4분기보다는 2분기 실적이 개선됐다는 점이다. 2분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영업이익, 순이익은 1분기보다 각각 19.17%와 25.22% 증가했고 코스닥 시장 상장사들은 2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 분기보다 76.8%와 22.09% 증가했다.
증권가에서는 기업들의 실적이 2분기 저점을 통과해 3·4분기부터 본격적인 개선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코로나 19 재확산 우려가 더해지고 미·중 갈등과 미국 대통령 선거 등 불확실한 이벤트가 하반기 집중된 만큼 실적 개선 강도가 완화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하반기 불확실성이 현실화될 경우 기업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훼손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 발표 후 오히려 3분기 실적 예상치가 소폭 감소했다”며 “2분기에 비해 하향폭은 크지 않지만, 여전히 조심스러운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