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시장의 트렌드가 크게 변화하고 있다. 기존에는 학력과 스펙이 채용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지만, 최근 들어 채용 전형에서 그 비중이 점차 축소되는 분위기다.
취업준비생들이 입사하고 싶은 기업 1위로 꼽히는 카카오의 경우, 올해 하반기 채용에서 학력이나 전공의 제한 없이 인턴으로 선발한 후 업(業)을 대하는 자세 및 가치관, 기업문화 적합도, 종합사고력 및 문제해결역량 등을 중점적으로 확인한다고 밝혔다. LS그룹, 한국전파통신진흥원, 현대해상 등 대기업과 공공기관에서도 AI역량검사를 통해 직무역량 중심의 평가에 주력하고 있는 추세다.
잡플렉스(JOBFLEX) 플랫폼을 통해 AI역량검사를 보급하고 있는 마이다스아이티 계열 마이다스인에 따르면, 2020년 7월 기준 AI역량검사를 통해 채용을 진행하고 있는 기업은 약 400곳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이스트 경영학과 조대곤 교수는 “인재의 지형이(Talent Landscape)이 변하면서 기존 학벌 위주의 채용방식은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미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소프트스킬(Soft Skill)을 확인할 수 있는 역량을 채용과정에서 확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잡플렉스에서 인사담당자 31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8월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업에서 인재 선발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평가요소는 ‘직무적합도’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50% 이상이 직무적합도가 가장 중요하고, 지원분야와 관련된 경험과 기업문화적합도에 대한 부분이 각각 2, 3위로 나타났다. 스펙은 단 2%에 그쳤다.
AI역량검사 총괄기획자 이현주 책임연구원은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고유의 역량패턴이 있다. 그 모습 자체를 존중받고 자연스럽게 발현될 수 있는 환경을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앞으로는 더 빠른 속도로 기업의 채용환경이 최고의 인재 선발에서 최적의 인재 선발로 전환될 것”이라고 전했다.
마이다스아이티 계열 마이다스인 정승식 대표는 “기존의 스펙이나 지식 검증을 중심으로 한 구시대적 채용 프레임으로는 1%의 인재를 제외하면 모두 낙오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새로운 채용 프레임으로는 99%의 개인이 각자 적합한 역량을 쌓고 그것을 증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동호 기자 dongh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