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등 종교시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뇌관’으로 지목되고 있지만 지방에서는 여전히 어린이들을 상대로 한 대면 전도 활동이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부모들은 코로나19 확진자가 이틀 연속 300명을 넘어서자 우려를 표하고 있지만 수도권과 지방의 코로나19 확산 정도가 다르다는 이유로 활동을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서울 등 수도권에 이어 전국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로 방역조치를 상향한 23일 이후에도 일부 교회 관계자들이 지방에서 어린이들을 상대로 한 전도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자녀가 한국어린이전도협회(CEF) 전단지를 받아온 경북 경산의 한 학부모 는 “아이가 이번 주말 교회에 나오라고 권유받았다”며 “코로나19 확산세가 매서운 시기에 아이의 등하굣길까지 지켜야 하는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경북 칠곡의 한 교회도 지난 18~20일 아이들을 교회로 초대하는 CEF의 ‘3일 클럽’을 강행하다 지역 주민들의 빈축을 샀다.
CEF 측은 수도권과 지방의 코로나 19 확산 정도가 다른 만큼 대면 전도 활동을 제재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CEF 관계자는 “학부모 몇 분의 의견으로 기관 전체가 움직이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서울과 달리 지방은 코로나19 청정지역”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최근 전도활동 관련 민원이 자주 접수된 것은 사실”이라며 “교인은 교회 이미지를 훼손시킬 것을 우려한다는 의견이 많고 비교인은 전도 자체가 싫다는 의견이 많다”고 덧붙였다.
비대면 전도 위주로 활동 방향을 바꿀 수 없는지에 대해서는 “줌과 밴드, 카카오톡으로 전도하는 방법도 가르치고는 있지만 교사들 연령대가 높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구체적으로 교사들이 어떻게 전도활동을 하는 지는 각 교회가 결정할 것인 만큼 협회가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