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을 100일 앞두고 대입 준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야 할 때가 됐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수험생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장 한 달 뒤부터 수시 원서 접수가 시작되지만 체대 입시를 준비 중이던 학생들이 집단 감염되는 등 여건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학교는 물론 학원들까지 문 닫으면서 수능을 연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다시 커지고 있다.
23일 교육계에 따르면 오는 25일 수능을 불과 100일 남기게 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수험생들은 대입 준비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당장 다음 달부터 수시모집 지원이 시작된다. 올해 수시 원서접수는 9월 23일부터 28일까지 이뤄지고 전형 기간은 다음 달 29일부터 12월 3일 수능 직후인 12월 26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수능의 경우 감염 유무와 관계 없이 응시가 가능하지만 개별 대학이 시험을 진행하는 수시는 코로나 확진자의 참석이 힘들 수 있다는 점이 수험생들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최근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체대입시학원에서 고3 학생 18명을 포함한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했는데 수험생 입장에서는 바이러스 공포로 시험 준비가 힘들어진 것이다.
방역 당국의 정책도 시험을 앞둔 수험생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정부는 최근 수도권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에 따라 300인 이상 대형학원의 문을 닫도록 했다. 시험을 코앞에 둔 수험생 입장에서는 수시 준비에 발등이 떨어졌다. 입시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험생들이 갑자기 바뀐 환경에서 얼마나 집중할 수 있느냐가 문제”라며 “코로나로 인한 혼란은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대입 전략을 짜기도 힘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수시 일정을 준비 중인 대학들도 시험 준비에 혼선을 빚고 있다. 다수 대학들은 처음으로 수시 비대면 면접을 준비 중이지만 준비 과정은 물론 향후 불거질 수 있는 공정성 논란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특히 비대면 면접도 쉽지 않은 예술, 체육 등 예체능 계열 대학들은 고민이 더 크다.
서울의 한 사립대학 관계자는 “논술 등 필기시험 전형은 수능 이후로 미루고 면접 과정에서 대면 접촉을 최대한 차단할 계획”이라면서도 “세부 전형안은 향후 코로나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수능 연기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지난 20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수능 시험 (날짜가) 다시 조정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수능까지 아직 시간이 남아있고 상황이 호전될 수도 있다”며 수능 연기 가능성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