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2차 팬데믹…기업 구조조정 '밀물' 대비하고 있나

미국 투자은행인 JP모건이 한국의 코로나19 재확산 상황이 11월 초에나 수그러들고 이 기간 7,000여명의 추가 확진자가 생길 것으로 내다봤다. 사태의 심각성을 반영해 한국은행은 조만간 우리나라의 올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0.2%에서 -1.0% 안팎으로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2차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 기업들의 충격이 훨씬 클 것이라는 관측이 비등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조사 결과를 보면 수출 주력 6개 업종은 올 하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평균 13.8%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주요 국가 산업단지의 공장 가동률은 70% 초반으로 뚝 떨어졌다. 기업들의 이익이 쪼그라들면서 연체율도 오름세를 타고 있다. 5대 시중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지난 6월 말 0.18~0.38%에서 7월 말 0.20~0.48%로 올랐다.


기업 곳간이 말라가는 반면 정부의 구제 조치는 줄줄이 끝이 난다. 여행과 항공 등 8개 특별고용지원업종은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기간이 60일 연장됐지만 일반 업종은 다음 달로 종료된다. 9월 실업대란이 현실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전기요금이나 건강보험료 등의 납부 유예 조치도 다음달이면 사라져 정부 차원의 특단 조치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문제는 코로나19 확산 속도를 보면 정부의 구제 조치가 이뤄져도 상당수 기업들이 막다른 골목에 몰리는 상황을 피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해외에서는 기업들의 줄도산이 이미 현실화됐다. 미국에서는 자산 10억달러 이상인 기업 45곳이 파산보호를 신청했고, 중국에서도 올해 회사채 디폴트 규모가 사상 최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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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은 2차 팬데믹이 더 심해질 것에 대비해 기업 구조조정과 관련된 시스템을 조속히 정비해야 한다. 과거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를 반면교사로 삼아 한계기업을 솎아내고 가용재원을 경쟁력 있는 기업에 집중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가야 한다. 기업 도산이 속출하고 난 뒤에야 법석을 떠는 아마추어 행정을 재연할 경우 시장 불안으로 멀쩡한 기업까지 흑자 도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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