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첫 쌍둥이 허리케인 몰아치나"...美, 초긴장 모드

루이지애나 향하는 폭풍 '마르코'

한때 허리케인으로 격상하기도

'로라'도 힘 키우며 빠르게 접근

미시시피주 등 비상사태 선포

열대성 폭풍 로라가 도미니카공화국의 수도 산토도밍고를 휩쓸고 지나간 23일(현지시간) 빗물이 성인 남성 구조대원들의 허리까지 차올라 있다./로이터연합뉴스열대성 폭풍 로라가 도미니카공화국의 수도 산토도밍고를 휩쓸고 지나간 23일(현지시간) 빗물이 성인 남성 구조대원들의 허리까지 차올라 있다./로이터연합뉴스



기상 관측 이래 처음으로 미국 멕시코만에서 두 개의 허리케인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는 예보에 미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이날 저녁 루이지애나주로 향하며 시간당 75마일(120㎞)의 최대풍속을 기록한 열대성 폭풍 마르코를 허리케인으로 격상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풍속은 아래로 떨어지는 폭포수를 다시 위쪽으로 끌어올릴 정도로 거세다. 다만 24일 오전1시 기준 마르코는 최대풍속이 65마일로 낮아지며 다시 열대성 폭풍으로 강등됐지만 이날 루이지애나주를 강타해 많은 비를 뿌릴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기상청은 풍속이 시간당 74마일 이상을 지속할 경우 열대성 폭풍을 허리케인으로 격상한다.


문제는 마르코에 이어 곧바로 루이지애나에 상륙하는 열대성 폭풍 로라다. 같은 시간 로라는 시간당 최대풍속 65마일(104㎞)의 거센 바람과 함께 마르코보다 더 빠른 속도로 북상하고 있다. 로라는 이미 도미니카공화국과 아이티를 지나며 위력을 과시해 최소 8명이 사망하는 인명피해를 발생시켰다. NHC는 로라가 멕시코만을 지나며 세력을 더욱 키워 25일 오후에 허리케인으로 격상된 뒤 26일에는 최대풍속 105마일의 강력한 상태로 미국 해안가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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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의 힘이 예상보다 약해지며 1900년 기상 관측 이래 처음으로 미국 멕시코만에서 두 개의 허리케인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는 아직 현실화되지 않았다. 하지만 강력한 두 열대성 폭풍이 멕시코만 인근에 상륙한 것은 지난 1933년 9월과 1959년 6월에 이어 역사상 세 번째로, 전문가들은 철저히 대비해 피해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두 폭풍의 영향으로 루이지애나 해안과 미시시피 일부 지역에서 최대 2m의 폭풍 해일이 예상되자 인근에 설치된 석유와 천연가스 생산시설이 빠르게 철수됐다. 23일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내무부는 멕시코만 연안 전체 석유 생산량의 58%와 천연가스 생산량의 45%를 책임지는 생산시설이 대피했다고 밝혔다. 에너지 시장정보 업체 가스버디의 패트릭 드한 분석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원유 재고가 충분하다”며 이번 폭풍이 유가에 미치는 영향이 낮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AP통신은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이들 업체에 허리케인이 또 다른 근심거리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루이지애나주와 미시시피주는 비상사태를 선포해 위험지역의 주민들을 대피시킨 상태다.

미 CBS방송은 이날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열대성 폭풍 마르코가 급격히 허리케인으로 세력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2018년 열대성 폭풍이었던 마이클도 미국 해안으로 가까워지면서 갑자기 힘을 키워 허리케인으로 급격히 격상돼 100년 만에 최악의 허리케인으로 평가받은 바 있다.


곽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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