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7조원 규모의 미국 15개 고급호텔 매매계약을 놓고 미래에셋과 중국 안방보험 간 재판이 미국에서 24일(현지시간) 시작됐다.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5일간 미국 델라웨어 법원에 제기된 미래에셋과 안방보험 간 소송의 심리가 진행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인터넷을 통해 이뤄지는 이번 심리는 당초 3일간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미래에셋 측의 요청에 따라 5일로 연장됐다. 미래에셋은 사실관계와 관련해 확인해야 할 사안이 많다는 이유를 들어 법원 측에 변론기일 연장을 신청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앞서 미래에셋그룹은 안방보험이 소유한 미국 호텔 15개를 총 58억달러(약 7조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매매계약을 지난해 9월에 맺고, 계약금 5억8,000만달러(약 7,000억원)를 지급했다. 그러나 일부 호텔의 소유권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미래에셋은 당초 4월이었던 잔금 납입 절차를 중단하고 매매계약 취소를 통보했다. 미래에셋 측은 “안방보험이 호텔 가치를 손상시키는 부채를 적시에 공개하지 않았고 정상적인 호텔 운영을 이어나가지 못해 매매계약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특히 “안방보험이 호텔 매매계약과 관련해 제삼자와 소송 중인 것으로 드러나 안방보험에 관련 자료를 요구했지만 받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미래에셋은 이미 지급한 계약금 5억8,000만달러(약 7,000억원)의 반환까지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안방보험은 계약서에 따른 의무를 모두 이행했다고 반박하면서 예정대로 7조원대 호텔 인수 대금을 지급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재판은 5일간의 집중심리를 거쳐 오는 10~11월 1심 재판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최종심이 될 2심의 결과는 내년 초로 예상된다. 그러나 상급심에서 결과가 뒤집히는 사례가 드물어 이번 재판의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재판 결과가 미래에셋그룹에 끼치는 재무적 영향이 막대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