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국내 재확산 우려에 코스피지수가 8월 상승분을 대거 반납하는 등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증시와 반대로 수익률이 움직이는 ‘인버스’ 상품으로 코스피 추가 하락에 대한 베팅을 늘리고 있다. 지난 3월과 같은 폭락장은 반복되지 않는다는 낙관적 전망이 우세했던 증권가에서도 실물경기 회복 지연 우려 등 당분간은 위험자산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견해를 속속 내놓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21일부터 이날까지 ‘KODEX200선물인버스2X’를 1,007억원어치 사들여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이외에도 ‘KODEX인버스’와 ‘TIGER200선물인버스2X’에 각각 186억원과 37억원을 투자했다. 코스닥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KODEX코스닥150선물인버스’에도 91억원이 유입됐다. 연휴 기간 이후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세를 보이면서 코스피지수는 18~20일 이달 고점 대비 7%가량 조정을 받았다. 해당 기간 개인은 ‘KODEX레버리지’와 ‘KODEX 코스닥150’을 각각 1,787억원, 461억원씩 순매수했지만 최근 2거래일간 외국인의 순매수로 코스피지수가 소폭 반등하자 대부분을 청산하고 다시 하락에 무게를 싣는 모습이다.
개인투자자의 현금 보유 비중도 늘었다. 20일 기준 증시 대기자금 성격인 고객예탁금은 52조6,393억원을 기록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여기에 21일과 이날 개인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만 3,756억원을, 코스닥시장에서는 2,370억원을 차익 실현하고 나서 일시적으로 관망을 선택하는 개인 자금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진자 수가 가파르게 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실시와 4차 추경 등 실물경기 회복 지연에 경제적 부담감이 더해진 영향이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재확산은 이미 경험한 악재인 만큼 조정폭이 3월만큼 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기간 조정이 이어질 수 있어 이익을 현금화한 후 포트폴리오를 조절해 대응하는 것은 유효한 투자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사들도 한층 낮아진 코스피 전망치를 내놓았다. 이번주 NH투자증권 등 대다수의 증권사는 2,200~2,300을 코스피 예상 밴드로 제시했다. 유진투자증권은 2,200~2,300선에서 코스피 하락세가 진정되겠지만 추가 악재로 코스피가 2,100~2,150선까지 하락할 경우 매수우위 전략을 추천했다. 좀 더 보수적인 전망을 제시한 신한금융투자는 이번주 코로나19 확산 속도의 정점이 확인되면 코스피가 2,150선의 지지력을 확인할 것으로 전망했고, 대신증권은 현재 코스피가 단기 조정 국면의 절반 정도를 지나고 있다며 2,170선을 적정치로 제시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오는 27일로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의 한국은행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하향 조정할 경우 증시가 급등락할 수 있고 달러화 반등 가능성도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조정 시 매수 전략이 유효하지만 매수 시점을 늦추고 매수 가격대를 여유 있게 가져가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