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천도론’으로 불 지른 세종시에서 전용 84㎡ 기준 11억원 거래가 나왔다. 인프라 개선 등에 대한 기대가 모이면서 짧은 기간 내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면서 세종시도 이제 ‘10억 클럽’에 가입한 셈이다. 정부가 수도권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며 꺼내 든 ‘천도론’이 집값 안정화는커녕 지방 아파트 시장까지 불 지르는 양상이다.
26일 국토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세종시 새롬동 ‘새뜸마을11단지 더샵힐스테이트’ 전용 84.97㎡는 지난달 27일 11억원에 실거래됐다. 전용 84㎡로는 세종시 처음으로 10억원을 넘겼다. 같은 달 7일 거래(9억3,000만원)보다는 1억7,000만원, 지난해 말 거래(6억7,500만원)과 비교하면 4억2,500만원 오른 값이다. 보람동 ‘호려울마을3단지’ 전용 84.3㎡ 또한 같은 날 9억5,000만원에 거래, 10억원에 근접했다.
대형 평형 실거래 또한 주택담보인정비율(LTV) 0%의 기준선인 15억원 거래를 목전에 두고 있다. 지난달 세종시 보람동 ‘호려울마을10단지 중흥S클래스’ 전용 109.9㎡는 14억 7,000만원에 실거래됐다. 해당 평형은 이틀 전 거래(13억원)보다도 1억 7,000만원, 지난 5월 거래(11억 5,000만원)보다는 3억원 이상 오른 값이다.
실제로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급격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이번 달 세종시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은 4억5,569만원으로 7월(3억9,773만원) 대비 14.7%(5,836만원) 올랐다. 지난해 12월(3억223만원)과 비교하면 무려 50.8%(1억5,346만원) 올랐다.
정부가 6·17 대책으로 대전시를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은 이후부터 세종시 아파트값은 급등세를 보였다. 이후 서울 및 수도권 집값을 잡겠다며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 당정에서 ‘세종 천도론’을 꺼내 들면서 불에 기름을 부은 형국이다. 국회·청와대 등 각종 정부 기관의 세종 이전이 논의되면서 교통 등 생활 인프라가 대폭 개선되리라는 기대가 모인 결과다.
이에 정부의 정책 실패와 더불어 여당 인사의 ‘발언’이 지역 아파트 가격을 급등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시민은 “안 그래도 불 붙은 세종시 시장에 여당이 기름을 부었다”며 “서울 집값은 잡지도 못하고 세종 집값만 과열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