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핵 활동이 의심되는 미신고 핵시설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사찰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AFP통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합의는 미국이 이란에 대한 제재 조치를 강화하는 가운데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이 미신고 핵시설에 대한 접근을 압박하기 위해 이란을 방문하면서 이뤄졌다. 이란과 IAEA는 공동성명에서 “이란은 IAEA가 지정한 두 장소에 대한 접근을 자발적으로 허용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합의는 ‘집중적인 양자협의’를 통해 도출됐으며 “이용 가능한 정보 분석을 토대로 IAEA는 이란에 추가적인 질문이나 장소 접근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앞서 지난 6월 IAEA는 집행이사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이란이 미신고시설 2곳에 대한 사찰단의 접근을 막았다”며 협조를 요구했다. 하지만 이란은 “IAEA가 미국의 압력에 휘둘려 이란의 핵 활동을 근거 없이 의심한다”고 비판하면서 사찰 요구를 거절해왔다.
IAEA는 2015년 이란과 미국 등 6개국이 체결한 이란 핵합의(JCPOA)에 따라 이란 핵 활동을 사찰해왔다. 하지만 이란을 불신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2018년 일방적으로 핵합의를 탈퇴했다. 이란도 이에 반발해 지난해 5월부터 핵합의 이행범위를 단계적으로 감축해왔다. 미국은 최근 핵합의에서 규정한 스냅백(대이란 제재 복원) 절차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공식 요구하는 등 이란 제재를 강화하기 위해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