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이상설에 휩싸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암 검사를 받았다고 일본 마이니치신문이 28일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아베 총리의 ‘9월 퇴진설’이 일본 정가에 나돌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자민당 관계자를 인용해 아베 총리가 암 검사까지 받았다고 전했다. 자민당의 한 관계자는 “아베 총리가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이 악화돼 과립공흡착제거요법(GCAP)을 받았고 암 검사까지 받았다고 한다”고 전했다. GCAP란 염증이 생기는 원인이 되는 백혈구의 골수계 세포 중 하나를 제거해 궤양성 대장염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앞서 주간지인 슈칸분슌은 아베 총리가 궤양성 대장염이 재발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마이니치는 아베 총리가 암 검사를 받았다고 한 데에 신빙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총리실(관저)의 한 관계자는 “궤양성 대장염의 경우 혈변은 있어도 토혈은 없다”면서 “다른 병일 가능성이 있다”고 귀띔했다. 이에 대해 마이니치는 “암 검사를 했다는 게 이치에 맞다”고 밝혔다. 앞서 주간지 ‘플래시’는 지난 7월 6일 관저 내 집무실에서 아베 총리가 토혈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아베 총리가 토혈을 했다면 궤양성 대장염이 아닌 다른 병을 앓고 있다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건강 악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대한 비판에 직면해 왔다. 지난달 초 자민당의 한 베테랑 중의원은 “아무래도 아베 총리의 의욕이 사라지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마이니치는 “아베 총리가 2차 집권한 이후 건강 불안에 대한 관측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기력의 감퇴를 말하는 건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아베 총리가 최근 큰 마스크를 착용한 것도 얼굴이 안 좋고 볼이 홀쭉해진 상태를 가리기 위함이라는 설명이다.
마이니치는 아베 총리가 코로나19 확산으로 비판을 계속 받아왔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내각 지지율도 하락세에 놓였다. NHK가 8월 8~10에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아베 내각 지지율은 전월 대비 20%포인트 감소한 34%, 지지하지 않는다고 하는 응답율은 같은 기간 20% 늘어난 47%를 기록했다. 마이니치는 “아베 총리의 스트레스 해소 ‘묘약’인 골프도 못하고 있어 기분 전환이 제대로 되지 않는 상태”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일본 정가에서는 아베 총리의 9월 퇴진설이 고개를 들고 있다. 마이니치는 “병세가 악화되고 긴급 입원하면 진두지휘를 할 수 없게 된다”면서 “그럴 경우 자동으로 아소 다로 부총리가 총리 임시 대행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만약 아베 총리가 사임하고 정식 총재 선거가 실시되면 지방의원 등 당원들에게 인기가 있는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이 후계자가 될 가능성도 있다”면서 “이시바 전 간사장이 당내의 국회 의원에게는 평이 좋지 않지만, 내년 10월까지 반드시 있을 차기 중의원 선거를 생각하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내다봤다.
한편 아베 총리는 이날 직접 자신의 몸 상태에 관해 설명할 전망이다. 아베 총리는 이날 오후 5시 일본 총리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연다고 일본 정부가 전날 발표했다. 6월 18일에 이어 71일 만에 총리관저에서 열리는 아베 총리의 정식 기자회견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건강 상태에 관한 설명이다.
아베 총리가 일주일 간격으로 두 번이나 대학병원을 방문해 장시간 체류하면서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추측이 빠르게 확산했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는 2007년 9월 궤양성대장염을 이유로 총리직에서 사임한 이력이 있어 건강 이상설에 더욱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