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사랑한 외국인’으로 불리는 미국인 독립운동가 호머 헐버트(사진) 박사의 제71주기 추모식이 취소됐다.
국가보훈처는 오는 31일 서울 마포구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에서 헐버트박사기념사업회 주관으로 71주기 추모식을 열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가 급격히 재확산 되고 있어 추모식을 열지 않기로 했다고 28일 밝혔다.
1863년 1월 26일 미국 버몬트주에서 출생한 헐버트 박사는 1886년 대한제국 왕립 영어학교인 육영공원 교사로 한국에 와 외국어를 가르치고 외교 자문을 맡아 고종황제를 보좌했다.
특히 1905년 을사늑약 후에는 고종 친서를 품고 미국에 특사로 파견돼 을사늑약의 부당성을 역설했고, 이듬해에는 ‘한국평론’을 통해 일본의 야만적 행태를 폭로했다.
1907년 이상설 등이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제2회 만국평화회의에 고종의 밀사로 참석해 을사늑약의 무효화와 대한제국의 국권 회복을 호소하자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미국에 돌아간 후 40여 년 만인 1949년 7월 29일 대한민국 정부 초청으로 8·15 광복절 행사 참석을 위해 방한했던 헐버트 박사는 불과 일주일 뒤인 8월 5일 8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헐버트 박사는 생전에 “사후에 한국 땅에 묻히고 싶다”는 이야기를 자주 했었고, 그 바람에 따라 양화진 외국인 선교사 묘지에 묻혔다.
정부는 그의 공훈을 기려 1950년 외국인 최초로 건국훈장(독립장)을 추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