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건 등으로 제기된 ‘여가부 폐지론’에 안타깝다며 대국민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일부 회수가 결정된 ‘나다움 어린이책’과 관련해서는 사업 파트너와의 관계 때문에 회수가 불가피했다는 입장도 내놓았다.
이 장관은 31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기자간담회를 통해 “‘여가부 폐지론’은 매우 충격적인 뉴스이고 주무 부처 장관으로서 가슴이 아프다”고 밝혔다. 이어서 이 장관은 “여가부가 하고 있는 사업에 대한 국민의 수용성이나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은 더 진솔하게 소통하고 맡은 일을 더 열심히 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다른 부처와 비교했을 때 여가부의 역할에 대해서 국민들의 기준이 다소 엄격한 것 같다는 설명도 했다. 그는 “정부 정책은 모든 사회 문제에 대한 대응책인데 다른 부서는 해당 문제에 대한 대응이 미진해도 부처를 폐지하라고 청원까지는 안 들어온다”고 밝혔다. 또한 이 장관은 ‘다른 나라에서 여가부 폐지가 쟁점이 된 경우가 있냐’는 질문에 “제가 알기로는 없다”며 “여성에 대해 보수적인 문화권에서는 대부분 가족 문화라든가 문화적 영역과 결합됐거나 인권 교육, 민주 시민 교육과 결합돼 여성 인권이 당연시된다”고 설명했다.
‘나다움 어린이책’과 관련해서는 사회적 합의를 구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장관은 “기업의 사회적 공헌 사업이었기 때문에 파트너 기관과 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고 해당 사업이 사회적 갈등요인으로 부각되는 것은 원치 않는 결과였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대화를 통해 사회적 동의를 구하려 했지만 관련 학부모 단체 한 분이 코로나19 확진자로 밝혀지면서 대화 절차에 착수하는 것도 어려워졌다”고 덧붙였다. 앞서 일부 시민단체는 나다움책 중 성교육 관련 도서 7종 10권이 동성애를 조장하고 선정적이라는 문제를 제기했으며 여가부는 이를 회수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뉴질랜드 외교 공관 직원 성추행 사건에 대해 여가부의 입장을 묻는 질문도 이날 나왔다. 이 장관은 “인권과 주권이 상호 교차하거나 갈등을 빚는 상황에 저희는 조금 더 인권지향적인 입장을 취한다”면서도 “그러나 외교부에 견해를 표명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정부 부처는 자율성의 벽이 있고 벽을 넘기 위해서는 다른 메커니즘이 필요하다”며 “저희 입장을 이렇게 밝히는 것 자체가 간접적인 의견 표시라고 생각한다”고 덧붙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