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제8호 태풍 ‘바비’가 한반도 남부지역을 할퀴고 가자마자 제9호 태풍 ‘마이삭’이 빠른 속도로 북상하고 있다. 마이삭은 지난 2003년 역대 최악의 피해를 남긴 ‘매미’보다 강도가 셀 것으로 보여 피해가 뒤따를 전망이다.
31일 기상청은 태풍 마이삭이 이날 오후 3시 기준 일본 오키나와 북서쪽 약 270㎞ 부근 해상에서 시속 37㎞의 속도로 북진 중이라고 밝혔다. 마이삭의 중심기압은 950hPa, 강풍반경은 380㎞, 최대풍속은 초속 43m다.
현재 ‘강한 태풍’으로 강도를 키운 마이삭은 이날 오후부터 초속 47m의 ‘매우 강한 태풍’으로 발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제주도에 근접하는 9월1일에는 최대풍속이 최대 초속 50m 안팎에 달할 전망이다. 바람 세기가 초속 40m를 넘으면 사람이 서있을 수가 없고 달리는 차량도 뒤집힐 수 있다.
기상청은 마이삭이 예정 경로대로 북상하면 9월2일 오전 3시경 서귀포 남쪽 약 440㎞ 부근 해상에 들어서고 새벽 무렵 경남 남해안에 상륙할 것이라고 예보했다. 이어 부산 북서쪽 약 20㎞ 부근 육상을 지나 울산과 경주 등 영남지역을 관통한 뒤 강원도 동해안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삭의 간접 영향으로 9월1일 아침 제주도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해 밤에는 전남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2일 오전에는 남부지방을 시작으로 오후부터는 전국으로 비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태풍의 이동 경로와 인접한 제주도와 경상도 해안, 강원 영동에는 최대순간풍속 초속 40m, 태풍 반경 안에 든 전국 대부분 지역에는 초속 10~20m의 강한 바람이 예상된다.
마이삭은 캄보디아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나무의 한 종류다. 마이삭은 한반도를 지나 동해안으로 빠져나간 뒤 오는 4일께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부근 육상에서 점차 소멸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태풍 바비는 내륙과 130∼150㎞ 정도 떨어진 상태로 서해안을 따라 북상해 북한을 관통했다.
반면 마이삭은 제주 동쪽을 지나 대한해협 쪽으로 진로를 꺾은 뒤 북북동진해 부산에서부터 우리나라 동부지역을 관통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역대 최악의 피해를 남긴 매미와 경로가 비슷한 데다 위력은 더 셀 것으로 보여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마이삭’이 한반도에 접근할 때 강도가 ‘매우 강’에서 ‘강’ 정도로 내려올 것으로 보이나 육지를 관통하는 것은 확실시되고 있어 입간판이나 천막 등 야외 시설물 피해가 없도록 유의해야 한다”며 “비로 인한 피해가 크지 않았던 ‘바비’와 달리 강풍에 비구름까지 동반하고 있어 침수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