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31일 배재정 전 국회의원을 청와대 정무비서관으로 발탁하는 등 6명의 비서관급 교체 인사를 단행했다. 배 신임 비서관은 문 대통령이 19대 총선 당시 직접 영입한 인사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무총리로 재직할 당시 비서실장을 지냈다. 이번 인사로 최재성 신임 정무수석과 함께 임기 후반기 당청관계를 조율할 청와대 정무 라인이 새롭게 꾸려진 셈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배 신임 비서관과 함께 국정홍보비서관에 윤재관 부대변인, 청년비서관에 김광진 청와대 정무비서관, 기후환경비서관에 박진섭 전 서울에너지공사 사장, 안보전략비서관에 장용석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평화기획비서관에 노규덕 청와대 안보전략비서관을 각각 내정했다. 이들은 9월1일자로 임명될 예정이라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배 신임 비서관은 부산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2년 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비례대표로 정계에 입문했다. 부산일보 노조 간부 시절 정수장학회 문제를 파고든 점을 눈여겨보고 당시 당 고문이던 문 대통령이 직접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문 대통령의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를 물려받아 20대 총선에 출마했으나 낙마했고, 이낙연 국무총리 재임 당시 여성 최초 총리 비서실장을 지냈다. ‘문재인 키즈’이자 ‘이낙연의 참모’가 청와대에서 당청관계 조율을 맡게 된 셈이다.
윤 신임 국정홍보비서관은 청와대 부대변인 출신으로 김재준 춘추관장, 한정우 홍보기획비서관 등과 함께 문 대통령의 ‘젊은 참모진’ 중 한 명으로 분류된다. 문재인 정부 초부터 청와대에서 근무하면서 의전·민정 등 주요 요직을 두루 거쳤고, 이후 부대변인을 맡아 언론 대응 및 정무 감각을 쌓았다.
앞서 외교부 1차관으로 최종건 전 평화기획비서관이 파격 발탁된 가운데 국가안보실에서도 교체 인사가 이뤄졌다. 장 신임 안보전략비서관은 국정원·국회의장실 등에서 근무한 안보전문가로 참여정부 시절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행정관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다. 노 신임 평화기획비서관은 외교부 대변인을 지낸 외교관 출신으로 앞으로 비핵화 및 평화체제 관련 업무를 맡게 된다.
이번 인사로 청와대 내 비서관급 이상 참모 가운데 유일한 다주택자였던 여현호 국정홍보비서관은 교체됐다. 여 비서관은 주택 매각이 여의치 않자 본인이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노영민 비서실장의 첫 지시 이후 8개월 만에 청와대 참모진 ‘다주택 제로(0)’가 달성됐으나 그 과정에서 여론 악화와 내부 갈등 등 적지 않은 상흔이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