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시무 7조' 안 읽었다" 김현미 대답에…"이래서 24개 정책이 다 실패"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31일 오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31일 오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선시대의 ‘상소문’ 형식을 빌어 문재인 대통령에 직언하는 내용을 담은 청와대 국민청원 진인(塵人) 조은산 ‘시무 7조’가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해당 청원을 “읽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송석준 미래통합당 의원은 “24번의 부동산 정책이 다 실패한 원인이 바로 이것”이라고 꼬집었다.

31일 김 장관은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시무 7조 상소문을 읽어봤느냐’는 송 의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러자 송 의원은 “안 읽어보시면 안된다. 대통령은 읽어보셨겠느냐”고 물었고, 김 장관은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송 의원은 이어 “주택정책 때문에 온 세상이 들끓는다. 7조 상당 부분이 잘못된 주택정책과 관련 됐다”며 “첫 번째가 ‘세금 내리십시오’, ‘인간의 욕구 무시하지 마세요.’ 이런 내용이 두 가지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장관이 제대로 된 정책을 하려 하면 민심을 제대로 읽고 국민들이 뭘 원하는지 알아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김 장관을 향해 “(시무 7조를) 읽어보실 의향이 있으시냐”고 물었다. 김 장관은 송 의원의 질문에 “알겠습니다”라고 짧게 답변했다.

40만명의 넘는 국민의 동의를 받으며 뜨거운 공감을 받은 이 글을 ‘읽지 않았다’는 김 장관의 답변에 여론도 냉랭한 반응을 모였다. 온라인 기사와 커뮤니티 등에서 네티즌은 “장관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느냐”, “시무 7조에 당신 이름도 나온다. 읽어봐라”, “이렇게 민심을 모르니 정책이 제대로 나올 리가 있겠느냐”, “동의 40만을 넘긴 국민청원을 읽지 않았다고 자신 있게 답하는 장관의 모습에 더 화가 난다” 등의 댓글을 달며 비판을 쏟아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한편, 조은산은 청원글에서 세금 문제를 가장 먼저 언급하면서 “부유한 것이 죄는 아니거늘 소득의 절반을 빼앗고 부자의 자식이 부자가 되면 안 되니 다시 빼앗고 기업을 운영하니 재벌이라 가두어 빼앗고 다주택자는 적폐이니 집값 안정을 위해 빼앗고 일주택자는 그냥 두기 아쉬우니 공시가를 올려 빼앗고 임대사업자는 토사구팽하여 법을 소급해 빼앗고 한평생 고을 지킨 노인은 고가 주택에 기거한다 하여 빼앗으니”라며 “조세는 나라의 권한이고 납세는 백성의 책무이나 세율은 민심의 척도이옵니다”라고 날을 세웠다.


또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세금, 인사 등을 분야별로 나눠 신랄한 비판을 써내려갔는데 특히 해당 글의 가장 앞 문장을 세로로 읽으면 김 장관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그리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 등의 이름이 담겨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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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인은 김 장관을 향해 “어느 대신은 집값이 11억이 오른 곳도 허다하거늘/ 현시세 11프로가 올랐다는 /미친 소리를 지껄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와 관련해서는 “어느 대신은 수도 한양이 천박하니 세종으로 천도를 해야 한다는 /해괴한 말로 백성들의 기세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아울러 추 장관을 겨냥해서는 “본직이 법무부 장관인지 국토부 장관인지 아직도 감을 못 잡은 어느 대신은 전·월세 시세를 자신이 정하겠다며 여기저기 널뛰기를 하고 칼춤을 추어 /미천한 백성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라고 맹비난했다.

자신을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평범한 30대 가장이라고 밝힌 ‘진인(塵人) 조은산’이 올린 해당 청원은 31일 오후 4시50분을 기준으로 40만2,582명의 동의를 받았다.


조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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