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펀쿨섹좌' 고이즈미 신지로, 이번에도 뜬금포...자민당 선거안에 반대

'당원투표 생략' 약식선거안에 "넓게 듣는 게 민주주의"

스가 대망론에도 고노 방위상 지지..."분위기 파악 못해"

"기후변동 대응, 쿨하고 섹시해야"...한국선 '펀쿨섹좌'로

고이즈미 신지로(왼쪽) 환경상과 그의 아내인 아나운서 다키가와 크리스텔./교도연합뉴스고이즈미 신지로(왼쪽) 환경상과 그의 아내인 아나운서 다키가와 크리스텔./교도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후임 자민당 총재를 선출하는 방식이 약식 선거로 결정된 가운데 차기 총리 유망주로 거론되는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이 약식 선거에 반대 목소리를 내 주목된다. 그는 ‘포스트 아베’로 유력한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대신 고노 다로 방위상을 지지한다고 밝히는 등 독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1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고이즈미 환경상은 이날 열린 자민당 총무회에서 차기 총재 선거에서 당원 투표를 생략하자는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의 약식 선거안에 대해 반대론을 폈다. 그는 “넓게 의견을 듣는 게 민주주의 본연의 모습”이라고 밝혔다.

산케이는 고이즈미 환경상 외에도 다른 중견, 신진 의원들이 당원 투표 생략에 대해 이견을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자민당은 결국 당원 투표 없이 양원(참·중의원) 총회로 새 총재를 선출하기로 결정했다. 자민당 당칙에 따르면 새 총재는 원칙적으로 소속 국회의원(현 394명)과 당원(394명)이 각각 동수의 표를 행사하는 정식 선거로 선출하게 돼 있다.


다만 긴급을 요하는 경우에는 국회의원과 각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자치단체) 지부 연합회 대표(141명)만 참가하는 약식 양원 총회에서 총재를 선출할 수도 있다. 자민당은 총재 선거를 오는 8일 고시하고, 14일 투개표를 한다는 방침으로 전해졌다.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는 일본에선 집권당(자민당) 총재가 중의원에서 선출하는 총리를 맡게 된다. 새 총리 선출을 위한 임시 국회는 오는 16일에 열릴 예정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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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로이터연합뉴스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로이터연합뉴스


포스트 아베 선출을 앞두고 고이즈미 환경상이 결이 다른 목소리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차기 총재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고노 방위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환경성과 방위성이 연계해 정부 부처와 관가의 높은 벽에 큰 바람구멍을 낼 수 있는 가능성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요미우리는 고이즈미 환경상이 서둘러 지지 의사를 밝힌 데 대해 “당내에서 ‘각료로서 실적을 쌓지 못한 걸 의식해 그런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고노 방위상은 고이즈미 환경상의 지지에 대해 “총재 후보가 될 수 있는 분이 그렇게 말해준 것은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하지만 스가 관방장관 주변에선 “스가 관방장관이 출마한다는 소식이 보도되는 날에 고노를 지지한다고 발표하다니 정말로 분위기 파악을 못 한다“는 말이 나왔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더욱이 자민당 최대 파벌인 호소다파가 스가 관방장관을 지지하기로 한 것을 비롯해 전날까지 자민당 국회의원 중 스가 지지 세력이 약 60%에 달할 정도로 ‘스가 대망론’이 굳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차남인 고이즈미 환경상은 지난해 9월 38세의 젊은 나이로 환경상으로 첫 입각을 했다. 그러나 지난해 국제회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후변화 같은 큰 문제를 다룰 땐 즐겁고 쿨하고 섹시하게 대처해나가야 한다”는 엉뚱한 발언을 해 “도대체 하고자 하는 말이 무엇이냐”, “의미를 모르겠다”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한국에서도 이 어록이 화제를 일으키며 고이즈미 환경상은 ‘펀쿨섹좌’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김기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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