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의원이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의 인터뷰를 자의적으로 편집한 동영상을 트위터에 올렸다가 ‘조작된 콘텐츠’라는 경고 딱지를 받은 뒤 삭제하는 일이 벌어졌다.
31일(현지시간) 미 CNN방송에 따르면 전날 스티브 스컬리스 공화당 하원 원내총무는 에이디 바컨 변호사가 ‘경찰을 위한 자금 일부를 전용하는 데 동의할 수 있느냐’고 묻자 바이든 후보가 “그렇다”고 답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트위터에 올렸다. 영상만 보면 바이든 후보가 경찰에 자금 지원을 중단할 의향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어 스컬리스 원내총무는 트위터에 “경찰은 없고 군중이 지배한다. 전적인 혼란. 그게 바로 민주당 어젠다의 결과다”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영상이 원본과 다르다는 점이다. 원본에 따르면 바컨 변호사는 ‘일부 자금을 전용하는 데 동의할 수 있느냐’고 물었는데, 스컬리스 원내총무는 바컨 변호사가 다른 상황에서 ‘경찰을 위한’이라고 말한 부분을 영상에 삽입해 질문을 조작한 것이다. 특히 바컨 변호사가 루게릭병(ALS)을 앓아 컴퓨터를 이용해 만든 인공 음성으로 대화해 동영상 조작이 쉬웠다는 지적이 나오며 비판 여론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트위터는 해당 동영상 트윗에 ‘조작된 콘텐츠’라는 경고 문구를 게시하며 바컨 변호사가 원래 맥락에서 하지 않은 말을 오디오에 추가한 점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바컨 변호사 역시 트위터에 글을 올려 “이것은 내 말이 아니다”라며 “당신(스컬리스 원내총무)과 당신 팀은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내 말을 조작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부디 이 동영상을 즉각 삭제해달라. 당신은 장애인 공동체 전체에 사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스컬리스 원내총무는 31일 “조 바이든이 경찰로부터 돈을 전용하는 것을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두 번이나 ‘그렇다’고 분명히 말했지만 바컨 변호사의 요청을 존중해 그 동영상 부분을 삭제한다”며 문제가 된 트윗을 삭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