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언론매체를 통해 ‘코로나 블루’라는 단어를 심심찮게 듣는다. 감염병 확산으로 일상에 큰 변화가 닥치면서 생긴 우울감을 의미하는 신조어다.
지난해 12월 중국 우한에서 원인 불명의 폐렴 증상 환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만 해도 현재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를 예측한 이는 없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불과 수개월 만에 우리 일상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마스크 착용은 이제 일상이 됐고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환자’가 30%에 육박한다는 언론보도는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홍수와 태풍이라는 악재가 잇따랐다. 역대 최장의 장마기 동안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7,000명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고 제8호 태풍 ‘바비’는 한반도 일부 지역을 심하게 할퀴고 지나갔다. 자연재해로 삶의 터전과 살아갈 희망을 잃은 사람들은 망연자실해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역경과 고난에 강했다. 임진왜란 당시 수많은 민초가 스스로 일어나 의병임을 자처했고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때도 많은 순국선열이 나라를 위해 산화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와 싸우는 지금은 어떤가. 땀에 젖은 방호복을 입고 밤낮없이 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의 헌신과 체계적인 방역 시스템, 그리고 국민 개개인의 철저한 방역수칙 준수 덕분에 대한민국은 전 세계로부터 ‘K방역’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병무청도 병역판정전담의사를 서울시 선별검사소에 파견해 부족한 의료 인력에 큰 도움을 줬다. 또 사회복무요원들은 공적 마스크를 판매하는 1인 약국에 배치돼 일손을 보탰다. 특히 충북 보은에 위치한 사회복무연수센터를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로 활용하도록 지원하는 등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처럼 우리는 코로나19 방역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의료진, 홍수와 태풍피해 복구현장에 달려온 자원봉사자·군장병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재해로 상처 입은 국민을 온정으로 치유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이 계속되고 있다. “위기는 또 다른 기회”라는 말이 있다. 모두가 불안해하는 지금이 우리의 저력을 다시 한번 보여줄 기회라고 생각한다. 캐머마일로 더 잘 알려진 ‘카모밀레(Chamomile)’의 꽃말은 ‘역경에 굴하지 않는 강인함’이라고 한다. 추위에도 잘 견디며 하얀 꽃잎을 틔우는 이 꽃의 의미가 마치 우리 국민들의 강인한 생명력과 많이 닮아 있는 듯하다.
위기에서 더 빛나고 하나로 뭉쳐 함께하는 세상을 만들어왔던 우리가 이제는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과 체계적인 방역 시스템 운영으로 코로나19 시대를 함께 이겨내는 데 마음을 모은다면 이런 위기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그리고 이런 위기 극복을 통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대한민국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