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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브리핑] 호텔롯데, 영업적자로 올해 부채성조달 2조원 넘어

시그니엘부산 이어 9월 시애틀롯데호텔 오픈

상반기 호텔·면세점 영업으로 5,729억원 손실

장기CP 6,000억 등 올해 부채성조달 2조원 넘어




올해 처음으로 장기 기업어음(CP)를 발행한 호텔롯데가 지난 7월 말에 이어 전날에도 3,000억원을 추가 발행했습니다. 불과 두 달 만에 단기금융시장에서 6,000억원을 조달한 겁니다.

금리는 2.1%에서 1.98%로 약 12bp(1bp=0.01%포인트) 낮아졌습니다. 최근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금융시장의 밸류에이션 부담 등으로 단기자금인 MMF(머니마켓펀드) 수요가 계속 늘어나면서 유동성이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금리도 계속 낮아지고 있어 공모 회사채 시장을 찾기 부담스러운 기업들이 단기시장에 몰리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호텔롯데는 이번 조달하는 현금을 채무상환과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보유중인 단기증권을 이번 장기CP로 갈아타면서 만기 연장과 금리 절감 효과를 노리기 위한 것이지요. 보유 중인 사채들의 금리를 감안할 때 약 42~71bp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회사는 최근 몇 년간 사업을 확장시키며 대부분 차입금과 사채를 통해 소요자금을 충당해 왔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호텔롯데의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130.86%, 40.10%에 이릅니다.(리스부채 포함)


여기에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매출이 크게 감소하면서 부채성 조달이 크게 늘었습니다. 상반기 공모 1조원, 사모 약 8,627억원으로 이번 발행 규모까지 합산하면 2조원을 훌쩍 넘을 전망입니다. 회사의 2·4분기 부채비율은 155.74%, 차입금 의존도는 46.66% 수준입니다. 보유한 현금성자산 증가폭 대비 차입금이 크게 늘면서 순차입금도 2015년 3조7,300억원 이후 지속적으로 확대돼 올해 약 8조2,60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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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여파가 길어지면서 실적 회복 시기도 계속 늦어지고 있습니다. 회사는 상반기 호텔, 면세점 등 영업활동을 통해 약 5,729만원의 손실을 냈습니다. 전년 동기 1,735억원을 벌어들인 것과 비교하면 약 7,464억원 감소한 수준입니다.

올해 대규모 설비투자(카펙스) 비용 소요가 예정된 점도 부담입니다. 호텔롯데는 지난해 말 미국계 사모펀드 스톡브릿지로부터 미국 시애틀에 위치한 호텔앳더마크를 인수하는 등 국내와 해외 여러 지역에서 추가적으로 호텔 개발과 건설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지난 6월 시그니엘 부산 오픈에 이어 이달 롯데호텔 시애틀도 개장합니다. 이들에 흘러가는 자금 소요는 올해 약 5,9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당분간 영업활동으로 현금 유입보다 유출이 많은 만큼 시장 조달을 이어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결국 재무지표 악화로 신용등급이 하락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호텔롯데의 신용등급은 AA0(부정적)으로 이미 신용평가사들이 제시한 하향 조정 트리거에 근접한 상황입니다. ‘뉴롯데’의 마지막 퍼즐인 호텔롯데의 상장 목표가 생존으로 바뀐 분위기네요.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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