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LG화학-SK이노, ‘배터리 특허 소송’ 낯뜨거운 감정싸움

양사 4일이어 6일에도 입장문내고 공방전

LG “SK 994특허는 우리 선행기술 활용” 주장

SK “선행기술이라면 특허등록 안됐을것” 반박

LG “장외 여론 오도”…SK “아니면 말고 식 소송”




LG화학(051910)SK이노베이션(096770)의 ‘배터리 특허소송’ 장외 공방이 주말까지 이어졌다. ‘제2의 반도체’로 불리는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을 놓고 가열된 국내 대표 기업간 국내외 분쟁이 꼬리를 무는 비방전으로 격해지는 모양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지난 4일에 이어 6일 입장문을 잇달아 내고 공격을 주고 받았다. 이번 공방의 쟁점은 SK이노베이션의 ‘994 특허’가 LG화학의 선행기술을 활용했는지에 대한 것이었다. 앞서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기한 특허 침해 소송(994 특허)가 LG화학의 선행기술을 활용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ITC에 제재를 요청했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지난 4일 입장문에서 “LG화학은 경쟁사 특허 개발을 모니터링하고 있고, 선행 기술이 있었다면 2015년 당시 994 특허 등록 자체가 안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LG화학은 이날 이와 관련해 “당사는 개발된 기술의 특허 등록을 할 때 핵심 기술로서의 요소를 갖추고 있는지 등 엄격한 기준을 고려한다”고 반박했다.

당시 내부 기준으로는 해당 기술이 특허로 등록해 보호받을 만한 고도의 특징이 없었고, 고객 제품에 탑재돼 자연스럽게 공개되면 특허 분쟁 리스크도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타깝게도 당사는 경쟁사의 수준과 출원 특허의 질 등을 고려해 모니터링한다”며 SK이노베이션의 특허를 비하했다.


SK이노베이션이 ‘소송 절차가 한참 진행된 이후에야 문제를 제기한다’고 지적한 데 대해서는 “제기된 직후 자사 선행기술임을 파악해 대응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떳떳한 독자기술이라면 SK이노베이션에서 발견된 LG화학의 관련 자료와 이를 인멸한 이유부터 소송 과정에서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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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은 “LG는 특허 자체의 논쟁보단 SK를 비방하는 데 몰두하다 상식 밖의 주장을 하게 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맞받았다. LG화학이 증거로 인용한 문서들에 대해서는 “특허 관련 정보를 전혀 담고 있지 않다”며 “문서 제목만 제시해 뭔가 있는 것처럼 얘기했다”고 했다. 994 특허 발명자가 LG에서 이직한 점에 대해서는 “LG화학이 관련 제품을 출시한 2013년보다 5년 전인 2008년 이직했기 때문에 시간 순서상 억지 주장”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LG가 삭제된 후 복원됐다고 주장하는 파일도 보존 중이었고 시스템상의 임시 파일이 자동으로 삭제된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SK이노베이션측은 “제발 근거를 명확하게 제시해달라”며 “아니면 말고 식 소송과 억지 주장에 SK만 힘든 게 아니고 국민들도 많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LG와 SK의 소송전은 지난해 4월 점화됐다. LG화학은 ITC와 미국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소송을 내며 “후발 주자인 SK가 LG 직원들을 빼내가면서 LG가 확보한 공정기술 내용을 빼내갔다”고 주장했다. 이후 양측은 국내외에서 총 9건의 소송전을 벌였다.

ITC측에서는 지난 2월 SK 측의 증거 훼손 및 포렌식 명령 불이행 등을 인정해 SK이노베이션에 조기 패소 예비결정(Initial Determination)을 내렸다. 사실상 LG화학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오는 11일까지 LG화학의 제재 요청과 관련해 ITC에 의견서를 제출해야 한다.


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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