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중견기업 3곳 중 2곳꼴로 해외 법인의 실적 악화를 겪은 것으로 확인됐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함에 따라 자금 흐름이 나빠지고 현지은행 대출도 어려워지는 등 자금난이 심화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견기업연합회가 해외 법인을 보유한 중견기업 120개사를 상대로 ‘2020년 상반기 중견기업 해외 법인 매출 실적 및 자금 애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 업체의 68.3%가 상반기에 해외 법인 매출액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고 밝혔다. 평균 감소 규모는 12.0%에 달했다. 반면 매출이 증가한 업체는 23.3%에 그쳤다. 지난해 조사에서는 중견기업의 45.8%가 해외 법인 매출액이 증가했다고 응답했다. 그만큼 올해 코로나 불황이 심각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중견기업 해외 법인의 자금 조달에도 비상등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 업체의 24.0%가 최대 난점으로 전반적인 자금 흐름 악화를 꼽았고, 현지 은행 대출 애로(12.0%), 자금 상환 압박(10.0%), 환율 변동에 따른 환차손(10.0%), 추가 대출 불가(8.0%) 등 을 자금난의 원인으로 꼽았다.
해외 법인을 보유한 중견기업의 45.5%는 해외 법인 자산을 담보로 인정하는 금융 지원이 유용한 자금 애로 해소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제조 중견기업의 경우 국내 은행이 해외 법인 자산을 담보로 인정하는 대출 상품을 출시하면 긍정적으로 검토하거나(20.9%), 이용할 의향이 있다(22.4%)고 응답했다. 비제조 중견기업의 60.0%는 해당 대출 상품 이용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중견련 관계자는 “현지에서는 외국 기업이라 은행 차입이 어렵고, 국내에서는 담보가 부족해 추가 대출을 못 받는 중견기업이 많다”며 “코로나19가 지속적으로 확산되면서 자국에서 출자한 기업이 아니면 현지은행에서 신규 대출을 받기가 더 까다로워졌다”고 말했다.